[스포츠Q 이세영 기자]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하나 때문에 한 점차 팽팽한 승부가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패배를 당한 팀의 팬들은 다음부터 경기장을 찾고 싶지 않을 것이다.
리그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두 차례나 판정 논란이 발생했다.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나와 그 파장이 더했다.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한화가 1-0으로 앞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NC 타자 김준완이 볼카운트 3-2에서 상대 투수 에스밀 로저의 공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로저스는 이것이 하프스윙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3루심의 판정은 ‘노 스윙’이었다. 찜찜하게 타자주자를 내보낸 로저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전 등판에서 흥분하는 면모를 보이지 않았기에 더 시선을 끌었다.
느린 화면으로 보니 로저스가 몹시 흥분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준완의 배트가 돌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나온 것. 스윙으로 판정해도 NC에서 할 말 없는 상황이었지만 3루심은 노 스윙 선언을 내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영훈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나성범 타석 때 볼카운트 2-2에서 몸쪽으로 결정구를 던졌는데, 이것이 볼 판정을 받았다. 로저스와 포수 조인성 모두 홈 플레이트를 스쳐 들어갔다고 판단, 스트라이크가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주심은 볼 판정을 내렸다. 이에 로저스는 또 한 번 평정심을 잃었고 결국 나성범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팽팽한 상황에서 두 차례 애매한 판정이 승부를 가른 것이다. NC에 1-4로 패한 한화는 5위 KIA와 승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논란이 될 만한 판정이 9회 원아웃에서 나왔다.
두산이 6-7로 추격한 9회초 2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1-2에서 임창용이 바깥쪽으로 휘는 공을 던졌고 이것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육안으로 봤을 때 홈플레이트에서 약간 빠졌다고 볼 수도 있는 공이었지만 주심의 판정은 스트라이크였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고영민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경기는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이 경기 중계를 맡은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주심은 구종이 커브였기에 홈플레이트를 걸치고 들어갔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양의지 입장에선 멀어보였을 것”이라며 양 측의 입장 차이가 판정 논란을 일으켰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것이 일관성과 객관성을 잃는다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이날 두 차례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합의 판정 항목에 포함돼있지 않다. 주심이 선언하는 순간 바뀌지 않는 고유 권한이기 때문. 이런 까닭에 선수와 심판 간 갈등이 커지고 있고 판정 논란도 끊이지 않는 형국이다.
리그 막바지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모든 팀들이 한 경기 한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판정 논란이 순위싸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판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누구에게는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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