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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주미 강 "음악분야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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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주미 강 "음악분야 지원 필요"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2.07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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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클라라 주미 강(27)은 국내 클래식 공연가에서 조수미, 장영주, 김선욱, 임동혁과 더불어 몇 안되는 티켓파워 소유자다. 실력과 미모, 스타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연주자로서, 자연인으로서 각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7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협연 등 굵직한 연주일정 뿐만 아니라 오랜 터전이었던 독일을 떠나 프랑스 파리로 근거지를 옮길 예정이다. 조금 멀게는, ‘프렌즈’란 타이틀로 예술가들과의 협업 무대를 꾸미고 싶은 소망에 골똘해 있다.

 

▲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젊은 거장' 클라라 주미 강[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

[스포츠Q 용원중기자]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작품 성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클라라 주미 강은 때로는 선 굵은 사운드로, 때로는 곱고 깨끗한 바이올린 톤으로 클래식 팬들을 사로잡는 ‘활의 마녀’다. 2010년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인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와 일본 센다이 국제 콩쿠르 동시 우승으로 전 세계를 놀래켰다.

지난해 대원음악연주상, 금호음악인상을 연거푸 거머쥐고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과의 국내 투어 등 쟁쟁한 공연들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젊은 거장의 반열에 사뿐히 올라선 그가 가쁜 호흡에 쉼표를 찍었다. 짧지만 달콤한 망중한. 그 틈새를 비집고 클라라 주미 강을 만났다.

◆ 모차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ㆍ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잇딴 협연 

2월 방콕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3월 미국 리사이틀, 5월 NHK 교향악단과 협연이 예정돼 있다. 6월 비엔나 모차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 첫 내한공연에서 비올리스트 리차드 용재 오닐과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협연한다. 7월에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8월에는 금호음악인상 수상 기념 리사이틀, 일본 이시가와 음악 페스티벌에 이어 임헌정 지휘자가 이끄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유럽 3개 도시(프라하, 뮌헨, 빈) 투어에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9월말 다시금 미국 투어와 인디애나폴리스 리사이틀을 마련한다.

“8월 리사이틀과 이시가와 페스티벌이 가장 기대돼요. 오케스트라 협연일 경우 레퍼토리가 보통 베토벤, 차이콥스키, 멘델스존의 ‘빅3’나 브람스, 브루흐가 더해지는 ‘빅5’로 정해지곤 하죠. 하지만 리사이틀은 새로운 곡에 도전하면서 나만의 레퍼토리를 늘려가는 재미가 커요. 벌써부터 기대가 돼요. 이시가와 페스티벌에서는 5일 동안 마스터클래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그 과정에서 연주자로서 많이 배우게 될 것 같아요.”

왠지 2014년, 느낌이 좋다. 현재 뮌헨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과정에서 크리스토프 포펜을 사사 중인 그는 2월에 졸업한다. 6월쯤 거주지를 뮌헨에서 파리로 옮길 생각에 부풀어 있다.

“불어를 너무 배우고 싶어요. 프랑스 음악을 정말 좋아하고 저와 잘 맞아요. 그래서 잘 표현한다는 평을 듣고요. 그런데 현지 언어(문화)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크거든요. 불어를 익히면 프랑스 음악을 얼마나 더 잘 표현해낼까 하는 설렘이 솟구치는 거 있죠?”

 

 

◆ 악기교체 후 연주력 향상…협업무대 '프렌즈' 만들어가고파

여기에 새로운 악기와의 궁합이 짜릿할 정도다. 지난해 12월 스트라스바리우스에서 과르넬리 델 제수로 악기를 교체한 이후 음색과 음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바로크 악기(고악기)는 작은 홀에서 연주하는 용으로 만들어진 거라 요즘과 같은 대형 공연장에 적합하지를 않아요. 울림통이 몇배 더 큰 악기를 만나니까 육체적·심리적으로 너무 편해요. 특히 전 로맨틱(낭만파)에 강한데 바로크 악기는 로맨틱과 잘 어울리지 않거든요.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로맨틱 곡들이 시원시원하게 나오질 않았구나, 싶어 아쉽죠.(웃음) 앞으로의 연주에 기대가 커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이자 ‘절친’ 손열음과 지난해 12월 전국 7개도시 듀오 리사이틀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외연을 확장할 옹골찬 계획도 가슴에 품고 있다.

“언젠가 외국에서 인터뷰 중 현지 기자가 ‘국제 콩쿠르에서 20~30대 한국인 입상자들이 수두룩한데 왜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같은 슈퍼스타가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중국, 일본은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나 기업의 스폰서 역할이 강력하거든요. 사실 스포츠 못지않게 국제적으로 성과가 많은 분야가 음악인데 우린 홀대 받잖아요. 그런데다 유대인 음악가들이 똘똘 뭉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달리 그간 우리는 개별 활동에 머물렀고요.”

이를 벗어나기 위해 또래 한국인 피아니스트들과 국내외에서 호흡을 맞추려 한다. 경쟁보다 서로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손열음·신현수·김선욱 등 같은 한예종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 무용가 및 아티스트들과 ‘프렌즈’라는 타이틀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내밀한 소망을 살짝 꺼내보였다.

[취재후기] 스포츠Q 창간을 축하하며 그가 희망사항을 말했다. 팩트에 기초한 기사, 핵심을 제대로 짚어주는 기사를 원한다고. 음악과 너무 벗어난 제목이나 시선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오해를 양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김연아 선수 의상 논란을 보면서 씁씁해 했을 당사자의 심정이 십분 이해되더라는 말을 덧붙였다. 독서량이 방대하고, 지적 호기심이 강하다는 측근의 말이 맞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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