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불꽃 투혼’의 상징 권혁(32·한화 이글스)은 지쳤다.
권혁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을 내주며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11패(9승)째, 평균자책점은 4.76으로 치솟았다.
이 패배로 권혁은 헨리 소사(LG)를 제치고 최다패 1위 투수가 됐다. 2003년 노장진(삼성) 임경완(롯데), 2008년 정재복(LG)이 기록한 10패를 넘어 KBO리그 역대 최다 구원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9승 15세이브 4홀드라는 준수한 기록보다 도드라져 보인다.
출발은 좋았다. 7회초 2사에 등판한 권혁은 9회까지 2⅓이닝을 깔끔히 막아내며 최근의 부진을 말끔하게 떨쳐내는 듯 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10회에도 권혁을 올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한화는 10회에만 6점을 내주며 경기를 내줬다.
너무 많이 던졌다. 권혁은 4일 현재 1912개의 투구수를 기록중이다. 이는 KBO리그 전체 투수 중 24위에 해당한다. 23위까지 중 구원투수는 당연히 한명도 없다. 이태양(NC), 정대현(kt), 류제국, 우규민(이상 LG) 등 붙박이 선발들이 권혁 밑에 자리해 있다.
104이닝을 던졌다. 27위. 권혁의 바로 윗 순위가 장원삼(삼성)이다. 2007년부터 꾸준히 선발로 활약하는 장원삼이 105⅔이닝을 던졌다. 2009년 80⅔이닝이 커리어 최다인 권혁은 2012년부터 3년간 던진 120이닝을 올 한해에 모두 소화할 기세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4.01, 피안타율은 0.266였다. 9이닝당 탈삼진은 7.6개.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6.83, 피안타율은 0.287다. 9이닝당 탈삼진은 5.2개로 급감했다. 블론세이브 1위(7개)는 예견된 결과다. 권혁으로는 리드를 지켜낼 수 없다.
권혁은 시즌 초반만 해도 192㎝의 신장에서 싱싱한 패스트볼을 연달아 내리꽂았다. 이제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보이지 않는다. 실점 후 모자를 벗고 땀을 흘리며 멋쩍은 표정을 지을 뿐이다. 권혁은 지쳐도 많이 지쳤다. 휴식이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