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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한화 마운드, 정민철 투수코치가 밝히는 활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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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한화 마운드, 정민철 투수코치가 밝히는 활로는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5.2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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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요소 많아, 선수들에게 희망 건다

[스포츠Q 이재훈 기자] “요즘 마운드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니 쉽지 않아요. 그래도 늘 좋은 쪽으로 고민합니다.”

20일 목동구장서 가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한화 정민철(43) 투수코치가 털어 놓은 고민이다. 그는 올 시즌 1군 투수코치를 맡아 한화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정민철은 한화의 ‘레전드’다. 1992년 빙그레에 입단해 한화의 고졸신인 돌풍을 몰고 왔고 한화에 1999년 첫 우승을 안겼다. 한화 '원맨'으로 16년간 활약하며 2394.2이닝 동안 161승 128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고 통산 다승, 이닝, 역대 완봉승 2위(1위 송진우)에 올라 있다.

이후 2010년부터 한화 마운드를 맡아 현재 투수코치로 4년 차를 맞았다.

그러나 한화 마운드는 그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굳어 있다. 불펜 구상이 완전히 날아갔다. 당초 좌완 셋업맨으로 내정된 박정진(39)은 12.1이닝 2승 1세이브 2홀드 5.84 평균자책점을 보이고 있고 최근에야 5경기 3.1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 [목동=스포츠Q 노민규 기자] 정민철 투수코치는 한화 마운드에 관해 "시즌 구상대로 잘 돌아가지 않는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사진은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정민철 코치.

◆정민철 코치 “한화 마운드 투수자원 소진 너무 빠르다”

올 시즌 ‘총체적인 난국’이나 다름없는 한화 마운드에 정민철 코치는 “요즘이 아니라 올 시즌 매일 투수자원 소진이 빨라 투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초 마운드 운영을 선발 외에 6~7명의 불펜을 골고루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며 “그러나 잦은 블론세이브와 실점으로 인해 보직파괴가 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생각해보면 한화는 올 시즌 20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마운드에 얼굴을 내밀었다. LG와 더불어 가장 많은 숫자다. 그러나 한화는 올 시즌 투수 평균자책점 4.95로 5위이나 불펜은 평균자책점 5.54로 좋지 않다.

특히 한화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히는 하나는 자신있게 데리고 온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다. 김응룡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직접 낙점하며 선발진의 핵심이 될 것으로 꼽혔던 클레이는 올 시즌 2승3패 6.53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다.

제구력이 좋다고 평가받았지만 30.1이닝 동안 볼넷을 20개나 내줘 고민을 안겼다. 특히 본인이 결정구로 꼽는 슬라이더보다 커브가 더 효율적임에도 클레이는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해 결과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정민철 코치도 “사실 큰 고민거리다. 클레이는 자신이 슬로 스타터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사실 슬로 스타터라면 로테이션 4~5번 정도를 돌았을 때 자기 감을 찾아야 하는 게 사실이다”며 “그런데도 전과 같다면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등판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좋은 커브를 가지고 있는데로 구사를 잘 하지 않는 것에 관해서는 “사실 코칭스태프는 클레이에게 커브를 권유한다”며 “본인이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는 것이 있다. 사실 클레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커브 비율을 늘리는 건 큰 모험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목동=스포츠Q 노민규 기자] 정민철 투수코치는 "항상 선수들과 소통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날 정민철 코치는 심리학 서적 공부는 그에게 있어 꼭 필요한 공부였다고 자부했다.

◆정민철 코치 “불안한 한화 마운드, 그래도 긍정요소 많아”

정 코치는 한편으로 희망도 말한다. “그래도 2경기를 선발 투수로 나왔지만 이태양(25)이 좋은 모습을 보였고(9일 KIA전 7.1이닝 8탈삼진 무실점, 15일 삼성전 6이닝 2실점), 안영명(30)도 이닝이 부족하긴 해도 페이스가 좋다. 무조건 비관적으로 보긴 힘들다”고 했다.

불펜에서는 박정진과 함께 송창식을 핵심으로 꼽았다. 올 시즌 송창식(30)은 22이닝 3.68의 평균자책점으로 한화 마운드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민철 코치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정 코치는 “사실 송창식에 관해 미안하다. 현재 한화는 다른 팀처럼 정확한 마무리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운용하려니 송창식이 마무리, 셋업, 릴리프를 오간다”며 “앞으로는 박정진, 송창식의 더블 스토퍼 체체 운영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민철 코치는 윤근영에 대해 “올 시즌 기대하는 선수”라 꼽으며 “윤근영(29)의 경우 좋은 커브와 포크볼을 가지고 있다. 이닝에 상관없이 투입도 가능한 전천후 투수”라 평가하며 긍정적인 면도 있음을 밝혔다.

▲ 올 시즌 한화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민철 투수코치의 선수들 멘탈관리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사진=스포츠Q DB]

◆한화 마운드, 진정한 긍정요소는 정민철 코치

정민철 코치는 “사실 심리학 같은 관련 서적들을 유심히 본다”며 “코치라면 투수 이론적인 것 외에도 투수들의 여러 요소를 고려해 관련 적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후 “선수들이 내적으로 점차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더라”며 “사실 연봉이 적은 선수들은 1군서 뛸 때 그만큼 위축되고 고 연봉 선수들은 목표의식이 흐려지는 경향도 있었다. 평소 이에 관해 많은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민철 코치는 “앞으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코치가 되는게 목표”라며 “선수들 자신의 목적에 이용해 소모품으로 쓰는 코치의 경우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수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 마운드는 분명 표면적으로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운드 상황에서도 정민철 코치의 지도론은 한화에 한줄기 희망요소다. “올 시즌 한화 마운드의 발전을 꿈꾼다”는 정민철 코치의 노고가 언제 빛을 발하기를 지켜볼 일이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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