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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th BIFF] 中 젊은 거장 지아장커 감독 "산하고인, 세월이 곧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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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th BIFF] 中 젊은 거장 지아장커 감독 "산하고인, 세월이 곧 삶"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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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 용원중기자] "영화 ‘산하고인’을 통해 26년이라는 세월을 보여주고 싶었다. 3가지 시간대를 통해 달라진 생에 관해 말하고 싶었던 거다."

‘스틸 라이프’ ‘24시티’를 통해 중국의 젊은 거장으로 우뚝 선 지아장커(45) 감독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인 '산하고인(山河故人)'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지아장커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인 자오타오와 동지전, 올해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이기도 한 배우 겸 감독 실비아 창이 참석했다.

▲ 지아장커 감독이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이션 영화 '산하고인'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서 오전 '영화의 전당' 소극장에서 공개된 '산하고인'은 지아장커 감독의 말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1999년부터 2025년까지 26년의 세월을 러닝타임 2시간6분에 녹여낸다.

중국 현대사를 응시한 뒤 아프게 헤집는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은 없으나 '산하고인'은 여인 타오(자오타오)와 주변 사람들이 겪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해버리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떠난 것과 남겨진 것 등의 균열을 거장다운 솜씨로 풀어간다.

타오는 탄광주 아들 진솅과 가난한 리앙즈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진솅을 배우자로 선택한다. 2014년, 타오는 이혼하고 리앙즈는 타지를 떠돌다가 병을 얻어 아내·아들과 함께 펜양으로 돌아온다. 2025년 타오와 이혼한 진솅은 호주로 이민을 간다. 18세가 된 아들 달라는 중년의 이혼녀인 미아와 가까워진다.

영화는 1999년과 2014년, 2025년의 세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특히 1999년 당시 중국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1999년을 "독특한 시기였다"고 회상하며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한 시기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기 시작하고, 휴대전화가 보급됐으며 자가용이 많아져 개인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이 사실상 사람들의 모습을 구체화하는 것이고, 사람의 감정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부연했다.

전작들에서 관찰자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에서 지아장커 감독은 등장인물의 삶에 깊숙이 들어간다. 이런 변화에 대해 "예전에는 객관적으로, 먼 거리에서 인간을 바라봤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클로즈업도 쓰면서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바라보려 했다"고 답했다. "예전에 감정을 억눌렀다면 이번에는 감정이 폭발할 때는 그대로 놔두는 등 정서적으로 자유롭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다"는 고백이다.

▲ 영화 '산하고인'의 스틸 컷. 주연 여배우 자오타오의 인상적인 연기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영화를 타오의 군무로 열고, 펫숍보이즈의 ‘고 웨스트’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독무로 닫는 부분, 전작에서는 거의 쓰지 않던 음악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 등도 인상적이다. 지아장커 감독은 "리듬감을 찾고자 했다. 음악과 춤을 통해 몸 안에서 흐르는 혈액을 관객이 느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페르소나인 배우 자오타오는 ‘산하고인’으로 올해 대만 금마장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지아장커 감독은 1970년 중국 펜양 출신으로 베이징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1998년 '소무'로 데뷔했다. 200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스틸 라이프'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플랫폼'(2000), '세계'(2004), '24 시티'(2008) 등이 있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AFA 교장을 지냈으며,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서 황금마차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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