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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 빛과 그림자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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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 빛과 그림자 [영화리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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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잦은 돌출 행동으로 교단의 눈 밖에 난 김신부(김윤석)는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소녀 영신(박소담)을 구하기 위해 구마 예식을 준비한다. 의식을 돕기 위한 사제로 신학생인 최부제(강동원)가 선택되고, 그에게는 김신부를 돕는 동시에 감시하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마침내 김신부와 최부제는 목숨마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예식을 시작한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기독교 비밀단체 장미십자회가 좇는 12형상(악령)을 모티프 삼아 신과 사탄, 사탄과 인간, 사제의 희생을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미스터리 서사로 구축한다.

할리우드에선 가톨릭의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는 ‘엑소시스트’부터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에 이르기까지 공포와 스릴러물로 다양하게 존재해 왔다. 한국영화가 사제의 구마의식을 집중 탐구한 적은 별반 없기에 소재와 장르 면에서 신선하다.

▲ 강동원 김윤석 박소담 주연의 '검은 사제들' 스틸컷

환한 빛이 넘쳐나는 대로와 어둠이 지배하는 작은 골목길을 대비시키는 장면은 영화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응축한다. 후반 40여 분에 이르는 구마 예식 장면은 완성도 높게 구현돼 공포와 긴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특히 해맑은 소녀와 악령이 깃든 인물을 오가는 신인 박소담의 가공할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전우치’ 이후 6년 만에 다시 만난 김윤석과 강동원은 신부 캐릭터에 현실적 매력을 불어넣음으로써 흥미로움과 더불어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하지만 왜 구마 예식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최부제의 트라우마인 과거사가 등장하고, 김신부와 영신의 지난날 에피소드가 삽입되나 유기적 연관성이 다소 떨어짐으로써 영화의 테마이기도 한 ‘희생’과 설득력 있게 연결되질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외 영화제 단편 부문을 휩쓴 ‘12번째 보조사제’를 연출했던 장재현 감독은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검은 사제들’에서 가톨릭, 사제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확장한 느낌이다. 장 감독은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기존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장르적 시도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함으로써 성공적 데뷔를 했다. 러닝타임 1시간4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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