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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원초적인 참패, 홍명보호 희망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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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원초적인 참패, 홍명보호 희망도 실종?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0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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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잇장처럼 얇은 중앙 수비에 원톱 박주영까지 침묵 '초비상'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젠 '초비상'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평가전인 가나전에서도 전혀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대참패해 브라질 월드컵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A매치 평가전에서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며 0-4로 대패, 8일 앞으로 다가온 1치전인 러시아전의 걱정거리를 전혀 풀지 못했다.

수비도 안됐고 공격도 안됐다. 그렇다고 허리가 튼튼한 것도 아니었다. 이미 지난달 28일 국내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튀니지전 0-1패배를 통해 모두 드러났던 문제점이었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와 문제점과 약점을 보완하면서 월드컵 준비에 나섰다.

이미 첫 상대인 러시아에 대한 전력 분석은 마무리지은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쪽의 문제점이 그대로 있다면 제 아무리 완벽한 전력 분석도 무용지물이다. 불과 열흘 전에 얘기했던 문제점들을 다시 거론해야 한다.

◆ 뻥뻥 뚫린 중앙 수비, 패닉에 빠지다

뻥뻥 뚫린 중앙 수비는 가나전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반복된 원초적인 실패였다.

전반 44분 아사모아 기안에게 두번째 실점을 내준 장면은 지난 튀니지전과 판박이처럼 닮아있었다. 시간대도 비슷했다.

홍정호 대신 김영권과 함께 중앙 수비를 맡았던 곽태휘가 기안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넘어졌다. 기안을 막아설 수 있는 선수는 김영권만이 유일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수비에 힘을 불어넣어줘야 할 기성용과 한국영은 오히려 가나 진영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후반 8분 조르당 아예우에게 내준 골 역시 중앙이 그대로 뚫린 결과였다. 수비를 위해 6명이 내려서 있었지만 조르당 아예우의 슛은 김영권과 기성용의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는 양 측면을 통한 공격도 좋지만 역습 때 단번에 3~4명이 페널티 지역으로 달려들 정도로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지금도 단 한 명에게 쩔쩔 매는데 3~4명의 선수가 단번에 넘어온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알제리와 벨기에전도 마찬가지다.

튀니지전이 끝난 뒤에도 중앙 수비가 너무 헐겁다는 것은 지적이 있었지만 열흘동안 이는 고쳐지지 않았다. 얇은 종잇장처럼 그대로 뚫리는 중앙 수비 문제를 남은 단기간 내에 고치지 못한다면 러시아전 결과 역시 이번처럼 대참사가 될 수밖에 없다.

◆ 양 측면 풀백도 취약, 신뢰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김학범 스포츠Q 논평위원은 튀니지전이 끝난 뒤 양 측면 풀백에 대한 주전을 빨리 확정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격진은 선수를 바꿔가면서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수비는 안정된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주전을 결정짓고 포백 수비의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홍 감독이 선뜻 양 측면 풀백을 고르기 어렵게 생겼다. 중앙이 뚫려 2실점하기도 했지만 양 측면이 뚫린 것도 똑같은 2실점이었기 때문이다.

전반 11분만에 조르당 아예우에게 내준 골은 한국의 오른쪽이 뚫린 탓이었다. 아사모아 기안에게 순식간에 공간을 내주면서 중앙 쪽으로 너무나 쉽게 공이 넘어갔고 흘러나온 공이 그대로 조르당 아예우의 발에 걸렸다.

후반 44분 조르당 아예우의 해트트릭은 왼쪽 측면을 내준 탓이었다. 운석영 대신 출전한 박주호가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크로스로 연결됐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아예우의 슛에 걸렸다.

좌우 측면 풀백은 안정된 수비 뿐만 아니라 측면 공격을 지원하는 오버래핑도 필요하다. 그러나 수비도 안정되지 못했을 뿐더러 활발한 오버래핑도 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늦고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외에 박주영까지 이어지는 공격의 창끝은 무딜 수밖에 없었다.

◆ 또 다시 고개 숙인 박주영 '유효슛 0' 굴욕

다시 한번 박주영이 고개를 숙였다. 튀니지전에 이어 가나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홍명보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단 1개의 유효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다. 철옹성 수비를 구축해 단 한 골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골을 넣지 못한다면 조별리그에서 3무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원톱 박주영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만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한마디로 '무기력'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만한 스트라이커를 찾지 못했다"며 적지 않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발했지만 과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부진했다.

박주영은 날카롭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동료들과 호흡에서도 부족함을 드러냈다. 원톱으로서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움직이며 꾸준히 공격 타이밍과 기회를 노렸어야 했지만 오히려 중앙 미드필드까지 내려오며 스스로 공격을 풀어나갈 기회를 걷어찼다.

홍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의 몸 상태가 런던올림픽보다 더 좋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실전을 치르지 못한 박주영은 컨디션만 좋았을 뿐 경기력은 바닥이었다. 오히려 후반 19분에 투입된 이근호가 더 나았다.

◆ 우리가 했어야 할 플레이, 가나가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은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랐다. 세트피스에서 집중력을 보이고 활발한 공격력도 보여주며 러시아전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짜 등번호'까지 썼다.

그러나 얻어낸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또 가짜 등번호를 쓴다고 해서 이미 수많은 경기를 분석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가 속아넘어갔을 리도 없다. G조에 속한 가나는 오히려 당당하게 월드컵 본선에서 사용할 등번호를 달고 나왔다. 우리 스스로 자신감이 없다는 것만 보여줬을 뿐이었다. 그리고 노출할 수 있는 전력도 솔직히 없었다.

더 뼈아픈 것은 우리가 보여줬어야 할 플레이를 가나 선수들에게서 봤다는 점이다.

홍 감독은 "우리가 공격을 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하는지 중점적으로 보겠다. 본선 상대국의 역습이 좋기 때문에 얼마나 철저하게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얘기했지만 정작 대표팀은 공격은 제대로 펼쳐가지 못하면서 단 몇차례의 역습에 골문을 활짝 열어줬다. 오히려 역습을 허용하지 않은 쪽은 가나였다.

또 가나는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이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며 한국의 공격력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중앙 수비와 중앙 미드필드진의 간격을 조정하며 안정된 수비를 펼쳐야 하는 우리 선수들이 했어야 할 플레이였다.

이날 가나는 9개의 슛 가운데 5개를 유효슛으로 연결했을 정도로 파괴력과 정교함이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12개의 슛을 기록했지만 단 한 개의 유효슛은 골대 맞고 나온 손흥민의 슛 하나뿐이었다. 코너킥도 세 차례 얻어냈지만 역시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젠 더이상 시간도, 기회도 없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오답노트'를 펼쳐보듯 이제 대표팀은 러시아전을 앞두고 이전에 펼쳐졌던 여러 차례 평가전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을 고치는데 전력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대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

 

▲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가나와 평가전 포메이션.
▲ 가나의 슛 현황. 9개의 슛 가운데 4개가 골로 연결됐다. ① 전반 11분 앙드레 아예우의 어시스트, 조르당 아예우 중거리 슛 골 (가나 1-0 한국) ② 전반 44분 아사모아 기안의 하프라인부터 단독 돌파 골 (가나 2-0 한국) ③ 후반 8분 설리 문타리의 어시스트, 조르당 아예우의 골 (가나 3-0 한국) ④ 후반 44분 앨버드 아드모아 오른쪽 땅볼 크로스, 조르당 아예우가 달려를면서 골 (가나 4-0 한국)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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