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강두원 기자] 한 마디로 ‘고립무원’이었다. 답답한 나머지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결과는 무득점. 월드컵 최종 평가전을 치른 그는 물론 사령탑의 고심 또한 깊어지지 않을 수 있으랴.
전혀 고립을 벗지못하는 홍명보호의 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주영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전 최종 평가전인 가나전에 선발 출장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20분 이근호와 교체돼 나온 뒤 벤치에서 0-4 참패를 지켜봐야 했다.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최전방에 배치되며 공격 첨병 역할을 맡았지만 전반 초반부터 가나 수비진에 둘러싸여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에 박주영 자신도 답답한 듯 2선으로 내려와 패스를 연결하고 좌우 측면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가나 수비진에 번번이 막히며 소득 없이 경기를 마쳤다.
수치상으로도 박주영의 고립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날 박주영이 기록한 슛은 단 한 개로 그나마 유효슛도 아니었다. 하지만 대표팀이 이날 기록한 12개의 슛 중 유효슛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공격진의 부진이 모두 박주영의 탓이라고 할 수 없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력이었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서도 슛이 단 하나에 그치며 고립됐던 그였기에 파괴력 실종은 더욱 충격파가 컸다.
이 같은 박주영의 부진은 대표팀으로서는 반드시 극복해내야 할 최우선 과제다.
박주영을 백업할 공격수로 김신욱이 있지만 홍명보 감독은 첫 번째 선택은 박주영이기 때문에 그가 발끝의 감각을 월드컵 전까지 되찾지 못한다면 홍명보호의 공격은 가나전처럼 답답함을 이어갈 수 있다.
영리한 판단과 움직임으로 공간을 찾아들어가고 정확한 슛을 겸비한 박주영의 골이 터져야 손흥민과 구자철, 이청용 등도 보다 자유로운 돌파를 시도할 수 있고 대표팀 공격의 다양성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마이애미 전지훈련 과정에서 측면 배후공간을 침투하는 훈련을 주로 수행하며 측면 공격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크로스를 받아 주는 것은 전방 공격수이기 때문에 박주영의 부활이 절실하다.
박주영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 포함 전까지 소속팀에서의 경기력 논란과 ‘황제 훈련’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려 온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의 무한신뢰 속 역대 최초 원정 월드컵 8강을 노리는 대표팀의 공격진을 이끌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지난 3월 그리스전에서 '원샷 원킬'의 본능을 뽐내며 대표팀에 발탁된 뒤 지난달 파주 NFC에 입소할 때 “국민들이 원하면 월드컵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국민들께서 성원해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힌 박주영은 월드컵에서 국민들 성원에 보답하는 골 선물을 선사해야 할 사명감이 크다.
18일 러시아전까지 누구보다도 절실한 분발이 필요한 박주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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