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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응답하라 1988' 정환(류준열)의 코피, 불치병 복선일까? 시청자 낚는 떡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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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응답하라 1988' 정환(류준열)의 코피, 불치병 복선일까? 시청자 낚는 떡밥일까?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30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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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응답하라 1988'이 류준열의 코피 흘리는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떨리게 만들고 있다.

28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8회에서는 그동안 두 차례 슬쩍 등장했던 정환(류준열 분)의 코피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등장해 '혹시 불치병 아니냐?'는 의심을 자아냈다.

류준열의 코피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응답하라 1988' 4회였다. 세수를 하던 류준열은 찬물로 세수를 한 후 얼굴에 비누칠을 한 상태에서 코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어 '응답하라 1988' 6회에서는 선우(고경표 분)가 짝사랑하던 사람이 보라(류혜영 분)임을 알고 고경표에게 화를 내고 돌아서는 덕선(혜리 분)의 모습을 지켜본 후 집에 들어오는 순간 코피가 터졌다.

'응답하라 1988' 8회에서는 류준열의 코피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덕선(혜리 분), 택(박보검 분), 선우(고경표 분), 동룡(이동휘 분) 등 쌍문동 골목길 5인방이 모여서 라면을 끓여먹는 자리에서 류준열이 코피를 흘리고, 이 모습을 혜리가 발견한 것. 

▲ '응답하라 1988'에서 정환(류준열 분)은 4회에서 한 번, 6회에서 한 번, 그리고 8회에서 두 번 등 모두 네 차례 코피를 흘렸다. 이로 인해 정환이 사실 불치병임을 암시하는 복선이라는 의견과 시청자들을 낚기 위한 제작진의 떡밥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이동휘는 코피를 흘리는 류준열의 모습에 "너도 어디 아픈 거 아니냐?"고 물었고, 이 말에 고경표는 류준열을 대신해 "병원가서 검사해봤는데 아무 이상 없대. 그냥 체질이래 체질"이라고 말해주고, 혜리는 "에휴 야한 걸 얼마나 많이 봤으면"이라고 투덜거렸다. 

이어 류준열의 코피는 형인 정봉(안재홍 분)의 병실에서도 발견된다. 안재홍의 심장수술을 앞두고 가족이 병실에 모인 자리에서, 라미란이 류준열의 옷에 묻은 코피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라미란은 "너 또 아침에 코피났어?"라고 묻고, 아버지 김성균은 "어째 희한하게 나를 닮았노? 나도 그 나이때는 코피 많이 흘렸는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류준열의 코피가 시청자들의 관심사에 오르는 이유는 드라마에서 코피는 불치병을 의미하는 클리셰(Cliche)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주인공이 코피를 흘리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백혈병 등 불치병을 앓고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 경우를 그동안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더욱이 '응답하라' 시리즈가 그동안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터치', 'H2', '러프', '미유키' 등의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아다치 미츠루는 작품에서 주요 등장인물의 죽음('터치'의 카즈야, 'H2' 히카리의 어머니, '크로스게임'의 와카바)을 중요한 소재로 즐겨 사용하고, 작품 전반에 걸쳐 촘촘한 복선을 짜넣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류준열의 코피가 김성균의 말처럼 단순히 가족력에 지나지 않는 떡밥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 시점에서 덕선(혜리 분)의 남편찾기 후보에서 선우(고경표 분)가 탈락하고, 류준열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시점에서 불치병 설정은 말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응답하라 1988' 8회에서는 향후 류준열의 진로를 의미하는 의미심장한 두 장면이 등장했다. 하나는 심장수술을 받은 형 정봉(안재홍 분)이 심장수술을 마치고 의식을 차리자 가장 먼저 류준열을 불러 "정환아, 코피는 괜찮아?"라고 묻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2015년 현재의 모습에서 덕선(과거 혜리 분, 현재 이미연 분)의 남편인 김주혁이 덕선의 동생 노을(과거 최성원 분, 현재 우현 분)의 상처를 보고 "전치 두 시간쯤 나오겠네"라며 의사와 같은 발언을 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류준열이 형의 심장병으로 인해 향후 진로를 의사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설정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류준열의 코피는 불치병에 대한 복선이 아니라 시청자들을 낚기 위한 의도적인 제작진의 떡밥, 혹은 맥거핀(MacGuffin)이 되는 셈이다.

tvN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쌍팔년도(1988년) 서울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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