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원호성 기자] 모르는 사람이 보면 평범한 고민이지만, 때로는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선택을 동반하는 고민일 수도 있겠다. '응답하라 1988'에서 혜리가 류준열과 박보검이 선물한 장갑 중 어떤 걸 끼고 나갈지 고민하는 그 장면 말이다.
지난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핧라 1988' 7회와 8회에는 마니또 게임에서 시작된 덕선(혜리 분)의 장갑 선물과 관련된 소동이 등장했다.
'응답하라 1988' 7회에서 혜리는 택(박보검 분)이 아버지(최무성 분)의 선물로 무엇이 좋을지 상담하는 전화를 받고, 박보검이 마니또인 자신한테 장갑을 선물하려 한다고 착각해 "핑크색 장갑"이라고 자신의 소원을 말한다.
하지만 눈치없는 박보검은 혜리가 자신의 말을 오해했다는 것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혜리의 말대로 아버지 최무성에게 선물할 핑크색 벙어리장갑 하나를 사오고, 박보검에게 선물을 받을 생각에 추운 겨울밤 골목에서 기다리던 혜리는 큰 실망을 하고 만다.
집에 들어간 박보검은 주머니를 뒤지다 혜리가 자신의 마니또란 것을 기억해내고, 뒤늦게 혜리를 찾아가 아버지에게 선물한 것과 똑같은 장갑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한다.
다음날 아침 혜리는 동생 노을(최성원 분)이 선물이라며 핑크색 장갑을 가져다주자 "얘는 아직 백화점 문도 안 열었을텐데 언제 이렇게 선물을 사왔냐"며 좋아한다. 하지만 그 장갑은 박보검이 아닌 정환(류준열 분)이 혜리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그리고 '응답하라 1988' 8회의 첫 장면에서는 장갑에 대한 의미심장한 혜리의 선택이 등장한다. 아침에 집에서 나가기 위해 노란색 점퍼(언니 류혜영이 몰래 입고 나갔던 그 점퍼)를 입고 목도리를 두른 혜리는 책상 서랍을 열고 두 개의 장갑을 보며 어떤 장갑을 끼고 나갈지 고민한다. 하나는 류준열이 선물한 핑크색 손가락 장갑, 다른 하나는 박보검이 선물한 핑크색 벙어리 장갑이다.
'응답하라 1988'에서 박보검이 혜리에게 벙어리 장갑을 다시 선물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아버지 최무성에게 선물한 것과 똑같은 장갑을 선물한다고 했던 박보검의 말로 미루어 볼 때 혜리의 핑크색 벙어리 장갑은 박보검이 사준 것임을 알 수 있다. 두 장갑을 두고 고민하던 혜리는 그리고 류준열이 사준 장갑 대신 박보검이 사준 벙어리 장갑을 끼고 집을 나선다.
이 장면에 대해 혜리가 류준열 대신 박보검을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장면을 뒤집어보면 혜리가 박보검을 선택했다기보다 오히려 류준열을 친구에서 이성친구로 의식하기 시작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응답하라 1988' 7회에서 류준열이 사준 손가락 장갑을 거울 앞에서 끼고 환하게 웃던 혜리가 갑자기 무슨 생각을 하며 어두운 표정을 짓던 것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응답하라 1988' 8회에서는 혜리가 류준열을 본격적으로 의식하기 시작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응답하라 1988' 7회에서 류준열은 혜리를 만나기 위해 압구정의 햄버거 가게로 달려나왔고, 이 모습을 본 혜리의 친구들이 "그 남자애가 분명히 널 좋아하는 것"이라며 과거 선우(고경표 분)가 널 좋아한다고 부추길 때처럼 바람을 넣었고 말이다.
사실 이 말이 아니더라도 혜리는 버스에서 자신을 지켜준 류준열의 모습이나 비오는 날 독서실 앞에서 기다리며 우산을 씌워준 모습, 골목에서 자신의 얼굴을 만지던 류준열의 모습을 통해 혜리가 이미 류준열을 충분히 남자로 인식하고 있음이 보여지기도 했다.
고경표가 사실상 혜리의 언니 보라(류혜영 분)와 커플링이 맺어지며 혜리의 남편찾기 후보에서 탈락한 지금, 혜리의 남편후보로 남은 이는 정환(류준열 분)과 택(박보검 분) 둘 뿐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선물한 크리스마스 선물인 핑크색 장갑은 그런 남편찾기에 대한 중요한 단서로 남을 것이다.
tvN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쌍팔년도(1988년) 서울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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