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 수원 삼성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에는 1만2323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는 안양 구단의 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
중계사도 움직였다. 쿠팡플레이는 이날 두 팀의 맞대결은 ‘쿠플픽’으로 선정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방송의 재미를 더하는 코너다. 쿠플픽으로 K리그2 경기가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 개그맨 이경규와 사위인 김영찬이 게스트로 나섰다. 김영찬은 안양 수비수다. 한준희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도 중계를 위해 출동했다.
2부 리그 경기지만 이런 큰 주목을 받은 이유가 있다. ‘지지대 더비’라고 불리는 K리그의 유서 깊은 라이벌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지대 더비는 지리 이름에서 따왔다. 안양과 수원 두 도시의 경계에 위치한 도시가 지지대 고개다.
안양을 연고지로 했던 LG(엘지) 치타스(현 FC 서울)와 수원은 뜨거운 라이벌전을 벌였다. 프랑스 RC 스트라스부르로 진출했던 서정원이 1999년 국내 복귀 때 친정 팀인 안양이 아닌 수원 유니폼을 입으면서 양 팀 팬들은 더 달아올랐다. 수원에서 코치를 하던 조광래가 안양으로 자리를 옮겨 감독에 선임된 것도 두 팀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모기업 LG와 삼성의 재계 라이벌 구도도 두 팀의 라이벌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과열되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안양 서포터즈가 수원전 때 생닭을 그라운드에 던지기도 했다. 수원 서포터즈는 치타스와 이름이 비슷한 치토스를 먹으면서 놀리기도 했다.
하지만 불타오르던 지지대 더비는 LG가 2004년 2월 갑작스럽게 연고지를 서울로 변경하면서 멈췄다. 당시 안양 서포터즈와 시민들은 큰 반발을 하고 시위를 벌였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 이후 2013년 시민구단 FC안양이 창단되면서 지지대 더비가 성사될 수 있었다.
다만 수원이 K리그1, 안양이 K리그2에만 있으면서 두 팀의 맞대결은 FA컵(현 코리아컵)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만 이뤄졌다. FA컵에서는 2번 맞붙어 수원이 1승 1무를 거뒀다. 2022년에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이번에도 수원이 1승 1무를 기록했다.
14일 안양과 수원의 리그 맞대결은 2003년 이후 처음이었다. 수원이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에 그치면서 안양과 올 시즌 다시 만나게 됐다. 승부는 수원의 승리였다. 수원은 전반 18분 김주찬, 전반 41분 김현의 연속골로 앞서 나갔다. 수원은 후반 44분 뮬리치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반면 안양은 후반 추가 시간 김운의 한 골이 전부였다. 3-1 수원의 승리.
뮬리치의 골이 터지자 일부 수원 팬들은 치토스를 선수단에 던졌다. 경기를 마친 후 현장에서 팬들이 챙겨온 동명의 과자를 먹은 김현은 "맛있더라"라며 "무슨 뜻인지 난 알고 먹었다. 다른 선수들은 몰랐다고 하는데 난 알았다"고 했다. 김현은 "오늘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이겨서 굉장히 기쁘다"며 "원정 경기에서도 항상 홈 경기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4연승을 달린 수원은 승점 18(6승 2패)로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5연승을 달리던 안양은 승점 16(5승 1무 1패)으로 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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