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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스까지 등장 ‘지지대 더비’, 안양 수원 뜨거운 역사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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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스까지 등장 ‘지지대 더비’, 안양 수원 뜨거운 역사 [프로축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22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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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 수원 삼성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에는 1만2323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는 안양 구단의 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

중계사도 움직였다. 쿠팡플레이는 이날 두 팀의 맞대결은 ‘쿠플픽’으로 선정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방송의 재미를 더하는 코너다. 쿠플픽으로 K리그2 경기가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 개그맨 이경규와 사위인 김영찬이 게스트로 나섰다. 김영찬은 안양 수비수다. 한준희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도 중계를 위해 출동했다.

2부 리그 경기지만 이런 큰 주목을 받은 이유가 있다. ‘지지대 더비’라고 불리는 K리그의 유서 깊은 라이벌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지대 더비는 지리 이름에서 따왔다. 안양과 수원 두 도시의 경계에 위치한 도시가 지지대 고개다.

수원과 안양의 '지지대 더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양을 연고지로 했던 LG(엘지) 치타스(현 FC 서울)와 수원은 뜨거운 라이벌전을 벌였다. 프랑스 RC 스트라스부르로 진출했던 서정원이 1999년 국내 복귀 때 친정 팀인 안양이 아닌 수원 유니폼을 입으면서 양 팀 팬들은 더 달아올랐다. 수원에서 코치를 하던 조광래가 안양으로 자리를 옮겨 감독에 선임된 것도 두 팀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모기업 LG와 삼성의 재계 라이벌 구도도 두 팀의 라이벌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과열되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안양 서포터즈가 수원전 때 생닭을 그라운드에 던지기도 했다. 수원 서포터즈는 치타스와 이름이 비슷한 치토스를 먹으면서 놀리기도 했다.

하지만 불타오르던 지지대 더비는 LG가 2004년 2월 갑작스럽게 연고지를 서울로 변경하면서 멈췄다. 당시 안양 서포터즈와 시민들은 큰 반발을 하고 시위를 벌였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 이후 2013년 시민구단 FC안양이 창단되면서 지지대 더비가 성사될 수 있었다.

다만 수원이 K리그1, 안양이 K리그2에만 있으면서 두 팀의 맞대결은 FA컵(현 코리아컵)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만 이뤄졌다. FA컵에서는 2번 맞붙어 수원이 1승 1무를 거뒀다. 2022년에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이번에도 수원이 1승 1무를 기록했다.

김현이 21일 안양전에서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4일 안양과 수원의 리그 맞대결은 2003년 이후 처음이었다. 수원이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에 그치면서 안양과 올 시즌 다시 만나게 됐다. 승부는 수원의 승리였다. 수원은 전반 18분 김주찬, 전반 41분 김현의 연속골로 앞서 나갔다. 수원은 후반 44분 뮬리치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반면 안양은 후반 추가 시간 김운의 한 골이 전부였다. 3-1 수원의 승리.

뮬리치의 골이 터지자 일부 수원 팬들은 치토스를 선수단에 던졌다. 경기를 마친 후 현장에서 팬들이 챙겨온 동명의 과자를 먹은 김현은 "맛있더라"라며 "무슨 뜻인지 난 알고 먹었다. 다른 선수들은 몰랐다고 하는데 난 알았다"고 했다. 김현은 "오늘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이겨서 굉장히 기쁘다"며 "원정 경기에서도 항상 홈 경기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4연승을 달린 수원은 승점 18(6승 2패)로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5연승을 달리던 안양은 승점 16(5승 1무 1패)으로 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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