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청춘학원물로 MZ세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더니 심쿵 로맨스로 연애 세포를 잊고 있던 30, 40대들의 마음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이것도 모자라 변우석(33)의 선재에 가슴 떨려 하는 남성들까지 생겨났다. 이들은 아내를 따라, 여자친구를 따라, 친구를 따라 드라마를 보다가 변우석에 빠졌다고 말했다. 변우석이 성큼 뛰어 들어온 안방은 온통 '선재 앓이'로 가득하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연출 윤종호·김태엽, 극본 이시은)가 방송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이러한 화제성을 예상치 못했다. 월화드라마 시장은 장기간 이어져 온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많은 작품이 무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변우석은 작품의 성공을 예견했나 보다. 드라마가 채 끝나기도 전에 첫 아시아 팬미팅 투어와 팬 플랫폼 위버스 오픈 소식을 전했다. 9일 위버스 오픈과 함께 아티스트와 팬이 친밀한 관계를 쌓는 DM(다이렉트 메시지)도 열린다. 일정 수치 이상 팬덤이 확보돼야 가능한 일이다. 선재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솔이처럼 '선재 업고 튀어'의 흥행 미래를 미리 알기라도 했던 것일까.
지난 4월 첫 방송한 '선재 업고 튀어'는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를 그린다.
방송 초기 TV 시청률이 2%대까지 하락해 시청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듯 보였으나 곧이어 시청률이 따라가지 못하는 역대급 화제성을 낳았다. TV보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이 친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것.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눈물의 여왕' 화제성까지 뛰어넘었으니 그야말로 MZ세대의 반란이다.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5월 1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선재 업고 튀어' 화제성은 전주대비 23% 상승했다. 주인공인 변우석과 김혜윤은 나란히 출연자 화제성 1, 2위를 차지하며 '눈물의 여왕' 김수현의 기록을 단 일주일 만에 갈아치웠다. 이러한 열기가 계속된다면 2016년 '응답하라 1988' 박보검, 혜리, 류준열이 세운 기록을 9년 만에 깨게 된다. 폭발적인 화제성에 힘 입어 시청률도 4.8%까지 올라왔다.
'선재 업고 튀어'가 시청률과 별개로 2024년 tvN 히트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핵심 타깃에 가장 가까이 도달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tvN은 급변하는 시청 환경 속에서 화제성, 구매력, 파급력이 높은 타깃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핵심 타깃은 20세부터 49세까지의 시청자들로 콘텐츠를 개발과 채널 전략에 반영된다.
특히 30대 여성은 tvN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다. 30대의 OTT 평균 구독 개수는 2.1개로 전 세대 중 가장 많은 OTT를 구독하고 있다. 각 OTT 플랫폼 내에서도 30대의 이용 비중이 가장 높다. 그중 30대 여성은 모든 연령대 중 콘텐츠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콘텐츠 성과 예측의 바로미터가 된다.
tvN을 운영하는 CJ ENM은 지난 8일 'tvN 미디어 톡-2030은 TV를 안 본다고? tvN은 달라!'를 열고 tvN 콘텐츠 성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홍기성 CJ ENM 미디어사업본부장, 박상혁 채널사업부장, 구자영 마케팅담당 등이 참석했으며 드라마 관계자로는 '선재 업고 튀어'를 기획·제작한 김호준 CJ ENM 스튜디오스 CP가 참석했다.
CJ ENM은 '선재 업고 튀어'를 조명하며 "월화드라마, 청춘물이라는 장르 한계에도 불구하고 OTT 주 시청층인 2030 여성들을 TV앞에 불러 모았으며 OTT 티빙과 시청시간 및 화제성이 동반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목받는 것은 단연 제목 속 '선재' 변우석이다. 모델로 데뷔해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변우석은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역도요정 김복주' 단역부터 시작해 웹드라마, 단막극 주연 등으로 차례차례 단계를 밟았다. 이후 2019년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으로 주연급 배우에 오른 뒤 KBS2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표 역으로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안았다.
이런 변우석이 본격적으로 꽃 피기 시작한 것은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부터다. 김유정과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가 전한 첫사랑 로맨스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연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흥행 참패를 딛고 괄목할 만한 글로벌 성적을 얻어 이목이 집중됐다. 이어 지난해 종영한 JTBC '힘쎈여자 강남순'으로 시청자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싸이코패스 기업인 류시오를 연기하며 메인 빌런으로서 이유미(강남순 역)와 치열하게 맞붙었다. 앞서 보여준 캐릭터와 대비되는 악랄한 연기는 드라마 인기와 시너지를 내며 조금씩 '배우 변우석'의 입지를 키웠다.
그리고 마침내 '선재 업고 튀어'를 만났다. 방영 전부터 학원물 장인 김헤윤과 설레는 키 차이로 눈길을 끈 그는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펼쳤다. 특히 30대와 10대 사이 간극이 있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타임슬립물에 설득력을 더했다. 비주얼, 실력, 매력까지 모든 게 완벽한 대한민국 최정상 톱스타 류선재와 평범한 학생 류선재는 배우로서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캐릭터였다. 여기에 카메라 안팎에서 발산하는 김혜윤과의 케미도 '선업튀 과몰입'을 유발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콘텐츠는 물론, 숏폼 콘텐츠까지 변우석에게 흠뻑 빠졌다는 이들의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변우석의 인기는 음원차트에도 나타났다. 변우석이 직접 부른 OST '소나기'는 멜론, 지니, 벅스 등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변우석은 앞선 제작발표회를 통해 "좋아하는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하며 '로코 천재 변우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기까지 하는 변우석이 앞으로 어떠한 '업고 튀고 싶어지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변우석은 오는 6월 '2024 ByeonWooSeok Asia Fanmeeting Tour SUMMER LETTER'(2024 변우석 아시아 투어 '서머 레터')를 연다. 대만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태국 방콕, 서울, 홍콩 등 아시아 여러 도시에서 글로벌 팬들과 만난다. 이번 팬미팅은 생애 첫 아시아 투어다. 지난해 한 차례 일본에서 첫 팬미팅을 개최한 바 있는 그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글로벌 팬들의 심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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