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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설’ 정대영·김해란·한송이·여오현 ‘대기록’ 새겼다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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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설’ 정대영·김해란·한송이·여오현 ‘대기록’ 새겼다 [프로배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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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23~2024시즌을 마친 프로배구 V리그에서는 20년을 넘게 뛴 베테랑들이 은퇴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족적을 남겼고 V리그에 진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다. 성인 무대에서 20년 이상 한다는 건 웬만한 실력을 유지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여자부 최고참이었던 미들 블로커 정대영(43)은 지난달 초 GS칼텍스 서울 Kixx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25년간의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1999년 양백여상을 졸업하고 당시 실업팀이었던 현대건설에서 성인 배구 무대에 데뷔했다. 프로 출범 이후 2007년 GS로 이적한 그는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GS에서 2007~2008시즌과 2013~2014시즌,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서 2017~2018시즌과 2022~2023시즌 우승에 공헌했다. 기복 없는 꾸준한 활약이 돋보인 선수다. V리그에서는 19시즌을 뛰며 통산 523경기에서 5653득점을 했다. 세트당 평균 0.337개의 블로킹을 해냈다. 역대 득점 4위, 블로킹 득점(1228점) 2위다.

정대영. [사진=KOVO 제공]
정대영. [사진=KOVO 제공]

정대영은 육아휴직을 쓴 최초의 배구 선수다. 2008~2009시즌을 마치고 1년을 쉬었고 2010~2011시즌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해오며 은퇴를 여러 번 생각해 보기는 했지만 막상 은퇴할 시점이 다가오니 고민이 많았다. 사랑하는 팬들 앞에서 다시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며 “팬들께서 앞으로의 새로운 인생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기쁠 것 같고 항상 정대영이라는 선수를 잊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GS에서는 한수지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2006년 근영여고를 졸업하고 GS에 세터로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신인상 출신.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정관장 전신)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미들 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꿨다. 2019~2020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GS에 복귀한 그는 2020~2021시즌 GS의 트레블(KOVO컵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에 공헌했다. 2022~2023시즌에는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동갑내기 김해란(40)과 한송이(40)도 차기 시즌부터 더 이상 코트에서 볼 수 없다. 리베로 김해란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5~2016시즌에 여자배구 최초로 수비 10000개를 달성했다. 현재 이 부문 통산 1위는 임명옥(한국도로공사)의 1만7170개. 김해란은 1만6118개로 지금은 통산 2위다. 그는 디그를 1만1003개 기록하면서 이 부문 1위를 달린다. 이 부문 2위는 임명옥의 1만683개다.

김해란과 김연경. [사진=KOVO 제공]
김해란과 김연경. [사진=KOVO 제공]

김해란은 2002년 마산제일고를 졸업하고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하면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KGC를 거쳐 2017~2018시즌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6시즌을 뛰었다. 2018~2019시즌에서 생애 첫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총 경력은 23년. 김해란 역시 정대영처럼 출산을 위해 잠시 코트를 떠난 적이 있다. 출산 직후 복귀한 2022~2023시즌에도 총 35경기에 출전하며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김해란은 무릎 통증이 있어 지난 시즌 8경기에 뛰는 데 그쳤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은퇴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리베로 김해란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미들 블로커 한송이도 언니 한유미에 이어 코트를 떠난다. 2살 언니인 한유미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2017~2018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한송이. [사진=KOVO 제공]
한송이. [사진=KOVO 제공]

한일전산여고를 졸업하고 2002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데뷔한 한송이는 첫해 슈퍼리그 신인상을 받았다. V리그 역대 국내선수 중 유일하게 득점왕(2007~2008시즌) 기록도 가지고 있다.

도로공사와 흥국생명, GS를 거쳐 2017~2018시즌 KGC(정관장 전신)에 합류한 그는 미들 블로커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2019~2020, 2020-2021 2시즌 연속 베스트 7에 선정되며 제2의 전성기를 달렸다. 2005년 출범해 스무 해를 맞은 V리그에서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프로리그 원년부터 2023-2024시즌까지 20시즌을 모두 뛰었다.

한송이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지난 7년간 정관장에서 받은 과분한 사랑에 행복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항상 응원해주신 팬 분들 덕분에 즐겁게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 좋은 모습으로 팬 분들께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은퇴소감을 밝혔다.

여오현. [사진=KOVO 제공]
여오현. [사진=KOVO 제공]

남자부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소속이었던 여오현(46)이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수석 코치로 변신했다.

40대 중반까지 선수 생활은 한 그 역시 V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국가대표 리베로로 불혹의 나이를 넘기고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홍익대 출신인 그는 2000년 당시 실업 배구 드래프트에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이후 한 시즌도 빠짐없이 코트를 누볐다.

2005시즌부터 2012~2013시즌에는 삼성화재에서 뛰었고 2013~2014시즌부터는 라이벌인 현대캐피탈 소속에서 뛰었다. V리그 유일하게 정규리그 600경기(625경기)에 나섰다. 그가 소화한 세트 수는 무려 2181세트다. V리그 20시즌 동안 가장 낮았던 리시브 효율은 2020~2021시즌의 47.22%일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22경기에서 63세트를 소화한 지난 시즌에는 59.85%였다.

챔프전 우승은 무려 9번. 삼성화재에서 7번, 현대캐피탈에서 2번했다. 통산 디그(5219개)와 리시브 정확(8005개)에서 넉넉한 1위다. 디그 5000개-리시브 정확 8000개를 달성한 건 여오현 밖에 없다. 2015시즌부터 플레잉 코치를 맡은 그는 이제 온전히 코치로 활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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