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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사과' 윌 스미스, 아카데미 트로피 반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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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사과' 윌 스미스, 아카데미 트로피 반납하나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3.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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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22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미국 배우 윌 스미스가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상식 도중 아내를 향한 농담을 한 진행자를 폭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것. 현지 업계에선 아카데미 윤리강령에 따라 상이 반려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 발표자로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헤어 스타일을 소재로 농담을 했다.

크리스 록은 객석에 나란히 앉은 윌 스미스와 그의 부인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쳐다보면서 "제이다. 사랑한다. '지.아이. 제인' 2편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아이. 제인'(1997)은 네이비실 여군 역할로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가 실제 삭발하는 장면을 담아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사진=연합뉴스/AP]
[사진=연합뉴스/AP]

 

제이다 핑킷 스미스는 2018년 원형 탈모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삭발한 것은 자가면역질환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크리스 록이 영화 속 삭발 헤어스타일을 상기시키며 농담거리로 삼자 그는 바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크리스 록의 농담을 듣던 윌 스미스는 갑자기 무대 위로 성큼성큼 올라가 그의 뺨을 내리쳤고, 자리로 돌아가서도 분을 참지 못하며 "내 부인 이름을 입에 담지 마라"고 소리치고 욕설을 하는 순간이 전 세계에 송출됐다. 크리스 록은 서둘러 시상을 마무리하고 "내 생애 잊지 못할 시상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킹 리차드'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윌 스미스는 눈물을 흘리며 긴 수상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크리스 록이나 자신의 폭행 행위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아카데미와 동료 후보들께 사과하고 싶다"며 "사랑이 미친 짓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AP]
[사진=연합뉴스/AP]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8일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는 어젯밤 쇼에서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MPAS는 시상식 종료 직후 SNS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짧은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시상식 이후 열린 애프터 파티에 참석한 윌 스미스가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들고 가족들과 함께 춤을 추고 동료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할리우드 영화인들은 "오스카의 가장 추악한 순간"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뒤인 윌 스미스는 28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록을 향해 "공개적으로 네게 사과한다. 난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 어제 내 행동은 내가 되고 싶던 남자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난 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측과 팬, 그리고 스미스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영화 '킹 리차드' 동료들에게 사과한 윌 스미스는 "내 행동이 우리 모두를 위한 화려한 여정을 더럽혔다"며 "깊이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이다의 건강 상태에 대한 농담은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일이어서 감정적으로 반응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스카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은 미국 ABC 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됐다. 전 세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는 크리스 록의 농담이 지나쳤다는 비판 의견과 윌 스미스가 무대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옳지 않다는 의견이 고루 나왔다.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이 반려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현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카데미 윤리강령을 위반해 스미스는 상을 돌려달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발표된 아카데미 윤리강령엔 '아카데미는 성별, 성적 취향, 인종, 민족, 장애, 연령, 종교 또는 국적을 이유로 하는 모든 형태의 학대, 희롱 또는 차별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런 기준을 위반하면 이사회는 회원을 퇴출시키거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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