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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우크라 한국 의용군 '좌표'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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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우크라 한국 의용군 '좌표' 노출했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3.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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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KBS가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했다는 한국 청년 2명과 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이들의 위치를 지도 위 좌표로 노출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8일 KBS는 '뉴스9'에서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소속돼 참전 중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청년 2명과의 화상 인터뷰를 보도했다.

리포트 전 KBS는 앵커 멘트를 통해 “취재진은 청년들이 제공한 사진의 GPS 위치 값을 분석해 인터뷰 당시 이들이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화면에는 청년들의 소재지로 추정되는 지역을 지도 위에 표시해 화면에 띄웠다.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해당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KBS가 군사 기밀을 유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러시아군이 무차별적인 공습을 벌이고 있기에 이들의 위치를 자세히 설명하는 보도는 의용군들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러시아군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군사 훈련 시설 국제평화안보센터(IPSC)를 공습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해당 시설에는 전투 지역 파견을 앞둔 외국 용병들의 훈련 및 편성 센터와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무기·군사장비 보관 기지가 들어서 있었다”며 “공습 결과 180명의 용병과 대규모 외국 무기들이 제거됐다. 우크라이나 영토로 오는 외국 용병 제거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 측은 해당 리포트의 인터넷 기사를 통해 “참전자의 위치 표시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그래픽으로 정확한 GPS 위치값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KBS가 나타낸 좌표는 르비우의 한 호텔이었다. 인터뷰 방송 사진과 호텔 내부 사진을 대조한 결과 같은 곳이라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다. 

이에 KBS는 다시 한번 추가 공지를 내고 “인터뷰는 지난주 진행됐다”며 “한국인 참전자들은 인터뷰 다음 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한국 의용군만 떠나면 상관 없냐”, “호텔 근처 주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냐” 등의 댓글로 비판했다.

29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우크라이나 참전 의용군의 위치를 노출 시킨 기자의 해고와 공영방송 KBS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는 청원도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30일 오전 기준 2000명에 가까운 시청자의 동의를 얻었다. KBS 시청자 청원은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

청원인은 “공영방송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했다”며 “현재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행위가 갈수록 도를 넘는 상황에서 이는 의용군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 위치를 손수 알려주는, 전쟁범죄를 돕는 행위이자 이적행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방송사 차원의 책임 있는 사과와 대처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신들을 국제 의용군이라고 소개한 한국인 청년 2명은 의용군 지원 이유에 대해 "일반 시민들과 어린아이들이 죽고 다치는 걸 그냥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의 참혹함을 느꼈다면서 "히어로 판타지물이 아니라 진짜 팔 다리 날아가고 살점 다 태워지고"라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참혹하다. 한국에서는 더 이상 지원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한국인 의용군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진심인 만큼 과도한 비난은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국제 의용군 참가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무단 입국한 사람은 9명이며 6명은 여전히 체류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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