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대포 군단’ 소노, 이제 ‘행복 농구’만 남았다 [프로농구]
상태바
‘대포 군단’ 소노, 이제 ‘행복 농구’만 남았다 [프로농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9.21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양=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힘든 시기에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밥도 해주시고 여러 가지 저희를 위해 노력해 주셨어요. 저희가 반대로 감동을 받았었거든요. 이제는 저희가 더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김강선(37·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은 창단식이 열린 20일 무대 위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동안 겪은 고생을 떠올린 듯했다.

소노가 새 구단으로 정해지기 전, 전 소속 구단인 데이원에서 김승기 감독만큼이나 언론에 조명을 받은 선수가 김강선이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김강선이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김강선이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데이원이 재정난으로 구단을 부실 운영하고 올해 6월 KBL로부터 팀이 제명당하자 주장 김강선이 움직였다. 임금 체불 등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기 위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감독과 코치 없이 고양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면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새 구단이 나타날 때까지 그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지만 이제는 밝게 웃는다.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 트레이너, 전력분석원과 그대로 새 팀에서 행복하게 농구 하고 싶다”던 그의 바람대로 고양에서, 기존의 선수단과 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소노는 선수단에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 7월 가입 승인 기자회견에서 “가입비를 일시불로 내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지난달 이행했다.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가까스로 돈을 낸 데이원과는 달랐다. 기자회견에서 “고양시에 있는 회사 뷔페에서 1인당 13만원짜리 식사로 선수단 회식이 예정돼 있다"며 선수단의 사기를 높였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 전성현이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 시즌 목표를 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 전성현이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 시즌 목표를 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소노는 최근 홍천 소노 비발디파크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소노는 수억원을 들여 비발디파크 내 체육관을 정비했다.

김강선은 “시설이 좋더라. 저희를 위해서 체육관 보수도 잘해놓으셨다. 거기서 잘 먹고 잘 쉬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수원 KT 소닉붐에서 뛰다 소노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김민욱은 “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김승기 감독님만 보고 농구를 하려고 왔는데, 구단이 다시 자리를 잡은 것 같아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체육관도 공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대되고 설렘도 있다"고 했다.

김민욱은 김승기 감독이 KGC 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부스터스) 사령탑 시절(2016~2022년) 사제 간으로 만났다. 김승기 감독과는 6년 만의 재회다.

한호빈은 “평생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한 창단식을 저는 벌써 두 번이나 했다”며 “저희만 열심히 하면 올해 좋은 성적 기대해도 된다”고 했다.

사실 소노의 전력은 최근 FA 대어를 영입한 부산 KCC 이지스, 서울 SK나이츠에 비하면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비시즌 큰 전력 보강이 없었다. 야심 차게 영입한 미국프로농구(NBA) 전체 1순위 출신 앤서니 베넷은 천식 증세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결별했다.

지난해 우승 멤버인 디드릭 로슨은 원주 DB 프로미로 이적했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은 ‘3년 내 우승’을 목표로 내걸고 선수들을 강하게 키우겠다고 했다.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김승기 감독이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김승기 감독이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진행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김승기 감독은 “이렇게 행복하게 시작하니까 올 시즌은 팬들이 지난해보다 더 감동 받고 저희는 또 행복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은 팀 내 주축인 이정현과 전성현에게 많은 기대를 건다.

다가오는 시즌 이정현과 전성현이 MVP(최우수선수) 후보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은 농구 실력이 모자라지 않는다. 경기를 리딩하는 부분이나 근성과 투지가 좀 약했는데 그 부분들이 다 채워졌다”며 “올해는 모든 부문에서 기량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성현이도 에이스로서 해야 될 부분들을 잘 해내고 있고 강선이도 (팀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스틸을 많이 하고 3점슛을 많이 하는 농구를 했는데 더 재밌는 농구를 팬들이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팬들에게도 어김없이 고마움을 나타냈다. “팬들이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제가 (경기장에) 나가면 함성을 많이 질러주십니다. 매일 ‘승기매직’이라고 해주셔서 마술사가 되는 기분입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