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2-01 09:56 (일)
김인성 부활, 동해안 더비 '으뜸별' 우뚝 [코리아컵]
상태바
김인성 부활, 동해안 더비 '으뜸별' 우뚝 [코리아컵]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2.0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1441분. 2024년 김인성(35·포항 스틸러스)은 K리그1에서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2016년(598분) 이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전성기 시절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변 여건도 좋지는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인성을 포항으로 데려온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났다. 박태하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팀 전술, 구성원 등 모든 게 바뀌었다. 시즌 전 “강등당할 수 있겠다”고 걱정할 정도로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측면 공격수 김인성은 시즌 초반 대구FC, 대전하나시티즌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이후 잠잠했다. 6월30일 울산 HD전 도움 이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7월 이후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다음달 31일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고민은 점점 커졌다.

김인성이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FA 제공]

마지막 순간 극적으로 부활했다. 김인성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24 하나원큐 코리안컵 결승전에서 연장후반 7분 결승골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김인성은 벤치에서 출발해 경기 초반 울산이 경기를 주도하는 걸 지켜봤다. 울산은 수차례 포항 골문을 두드린 끝에 전반 38분 주민규의 헤더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 과정에서 주민규가 산책 세리머니를 뽐내 경기장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경기 후 대회 MVP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인성은 “(주민규 세리머니가) 보기 좋지는 않았다”며 “열심히 응원하는데 세리머니를 해서 포항 팬들 기분이 안 좋을 거라 생각했다. 라이벌전(동해안 더비)이라 다른 경기보다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밖에서 추울 때 최대한 몸 안 얼게 하려고 많이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주민규가 포항 서포터 앞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KFA 제공]

포항은 후반 24분 정재희의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인성은 1-1로 팽팽한 후반 38분 정재희 대신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쌀쌀한 날씨 속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두 팀의 맞대결은 연장까지 이어졌다. 22명 대부분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포항은 교체선수 김인성에게 희망을 걸었다.

김인성은 연장후반 7분 기대에 부응했다. 왼쪽에서 김종우가 올린 크로스를 머리에 맞춰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1 MVP’ 울산 조현우 골키퍼를 무너뜨리는 결승골로 ‘코리아컵 MVP’를 예약했다. 이후 강현제의 쐐기골로 포항이 3-1 승리를 확정해 MVP를 손에 넣었다.

김인성은 “박태하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덕분에 이런 골이 나왔다. 골 넣고 바로 감독님께 달려갔다”면서 “종우에게는 뭐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 포항 내려가면 맛있는 거 많이 사주려고 한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김인성이 결승골 직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KFA 제공]

이날 김인성은 6년간(2016~2021년) 몸담았던 친정팀 울산 상대로 비수를 꽂은 뒤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몸담은 팀을 상대하면 세리머니를 자중하는 게 맞는데, 이번 골은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넣은 골 중에 가장 감격스러웠다”고 설명했다.

한 해 동안 겪은 우여곡절을 털어낸 골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김인성은 “(시즌 전에)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팀을 옮긴 느낌이 들 정도였다며 “새로운 선수들과 합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 솔직히 개막 전에는 ‘강등당할 수도 있겠다’고 걱정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박태하 감독(왼쪽)과 김인성. [사진=신희재 기자]

김인성은 박태하 감독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감독님이 새로운 전술을 입힌 게 통했다. 리그에서 대구FC 상대로 첫 승을 하고, 무패 행진으로 초반에 1위까지 올라가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가 강한 걸 느꼈다”며 “그 덕에 파이널A까지 잘 가고 컵대회도 우승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인성은 “오늘 타지인데도 정말 많은 팬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 주셨다. 몸 풀 때부터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며 “교체 투입돼 골을 넣고 포항이 이겼다.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