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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첨단 과학, 브라질 월드컵을 업그레이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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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첨단 과학, 브라질 월드컵을 업그레이드하다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6.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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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판독기, 배니싱 스프레이 등 특별한 장치를 선보이다

[스포츠Q 신석주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첨단 기술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다. 원활한 경기 진행과 안전 등을 위해 과학의 도움을 받아 월드컵을 진행하게 됐다.

이번 월드컵은 ‘첨단 월드컵’이라 해도 무방하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과 축구화부터 공인구 ‘브라주카’, 그리고 경기장 곳곳에 숨어 있는 골 판독기까지 요소요소에 첨단 과학이 숨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그동안 타 스포츠와 비교하면 기술력 도입에 둔감했다. 첨단 기술의 도입은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더욱 공정한 경기를 펼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FIFA의 의지가 담겨 있다.

첨단 과학의 힘은 이번 월드컵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 애매한 골 논란 끝 ‘골 컨트롤-4D’

심판의 고유 영역인 골 판정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게 됐다. FIFA는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2014년 월드컵에서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독일의 ‘골 컨트롤-4D(Goal Control-4D)’를 선정했다.

FIFA는 이 장치를 지난해 7월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사용해 톡톡한 효과를 봤다. FIFA 관계자는 “골 컨트롤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나온 68번의 골을 정확히 판독해냈다”고 우수성을 설명했다.

축구장 전체에 14개의 카메라를 설치한 골 컨트롤-4D는 밀리미터(mm) 단위까지 골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초정밀 장치다. 카메라마다 초당 500회의 속도로 공의 궤적을 촬영하는 이 장치는 특히 애매한 골의 경우 볼이 골라인을 통과하면 곧바로 주심의 손목시계로 ‘골(GOAL)’이라는 내용을 전달해 쉽게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FIFA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 컨트롤 시스템을 각 경기장에 설치한 뒤 경기감독관을 통해 작동 여부를 점검해 원활한 경기 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판정 논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함과 동시에 심판들이 원활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보인다.

◆ 프리킥골 도우미 ‘배니싱 스프레이’

프리킥이 주어지면 공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한 선수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심판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이 부분이 사라지게 됐다. 바로 배니싱 스프레이 (Vanishing Spray)때문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벽의 정확한 거리를 표시해 주는 이 장치는 빠른 경기 진행과 프리킥 골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배니싱 스프레이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이 주어졌을 때 심판은 공 주위에 스프레이로 원을 그리고 그 위치에서 9.15m 떨어진 지점(수비벽이 있어야 할 위치)에 스프레이를 뿌린다. 이 액체는 인체에 해가 없는 흰색 거품으로 그라운드에 뿌리면 1분 후 사라진다.

이미 지난 시즌 K리그에 도입돼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이 장치는 지난해 U-20 월드컵과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시험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배니싱 스프레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도 처음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배니싱 스프레이를 사용해 본 심판들이 만족스러워 한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주심으로 뛰었던 하워드 웹 심판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안드레이 피를로처럼 수준 높은 프리키커들이 더 많은 골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브라질 맞춤 축구공 ‘브라주카’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는 ‘브라질 사람’이라는 뜻의 ‘브라주카(Brazuca)’로 결정됐다. 선수들은 수많은 연습을 통해 이 볼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브라주카는 역대 월드컵 공인구 중 가장 적은 6개 조작으로 구성돼 완벽한 구의 형태를 갖췄다는 평가다. 2년 반 동안 눈, 비, 뜨거운 날씨 등 다양한 환경에서 오랜 테스트를 거친 이 공은 리오넬 메시, 스티븐 제라드 등 최고 선수들의 테스트도 통과한 공이다.

쓰쿠바 대학의 홍성찬 교수는 지난달 9일 한국축구과학회 콘퍼런스에서 자블라니와 공기역학적 특성을 비교한 내용을 발표했다.

홍 교수는 “브라주카는 강한 슛의 경구 자블리나보다 비거리가 짧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 패스나 롱킥 등은 이전 자블라니보다 빠르고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볼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기존의 축구공에 비해 판넬 방향의 변화가 적어 비행궤도가 상당히 안정적이다. 특히 무회전 슛의 경우에도 자블라니보다 조금 작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브라주카는 표면에 균일한 형태의 미세돌기를 만들어 축구화와의 마찰력을 높였다. 이를 통해 공격수들은 정확한 슛을 구사할 수 있고 골키퍼는 그립감을 높여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했다.

브라주카는 강력한 무회전 킥보다는 회전을 통해 정확히 차는 키커들에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무더위에 버틸 첨단 기술을 담았다 ‘유니폼 & 축구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32개국 대표팀 선수들은 ‘기후에 적응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무덥고 습한 브라질 기후가 이번 월드컵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0°가 넘는 기온과 80%에 이르는 습도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FIFA는 쿨링 브레이크(Cooling Break)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경기 시작전 체감 온도가 32도를 넘으면, 경기 전후반 25분 이후 3분간 휴식시간을 통해 선수들이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 브라질 대표팀이 착용할 원정 유니폼으로 몸의 땀과 열을 컨트롤하는 ‘속건성’과 빠른 스피드를 위한 ‘경량성’에 초점을 두고 제작했다. [사진=나이키코리아 제공]

축구용품 브랜드들은 이러한 브라질 환경을 충분히 반영해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과 축구화도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제작한 나이키는 몸의 땀과 열을 컨트롤하는 ‘속건성’과 빠른 스피드를 위한 ‘경량성’에 초점을 두고 제작했다. 여기에 ‘3차원 바디스캔 기술’로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도왔다.

아디다스는 시원한 공기를 빠르게 유입해 땀과 열기를 밖으로 배출시켜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기술력을 집약했고 푸마는 겨드랑이 부분에 통기성이 강한 메시 소재를 더해 땀으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에 신경 썼다.

선수들의 또 다른 비밀 병기 축구화는 플레이 중 공과 직접 맞닿는 유일한 장비로 선수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만족하게 해야 까다로운 장비다.

나이키는 ‘맨발로 뛰는 듯한 느낌’의 콘셉트인 ‘니트(Knit)’ 축구화를 선보였다. 자동편물기로 실을 짜서 신발의 갑피(발을 감싸는 부분)를 원피스 형태로 제작한 이 축구화는 공과 발이 최대한 밀착하는 느낌을 선사했다. 이를 통해 세밀한 볼 터치와 컨트롤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아디다스는 월드컵을 축제가 아닌 ‘축구 전쟁’으로 표현하며 선수들이 승리를 쟁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으로 경쟁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전투에 나서는 원주민들이 얼굴에 그려 넣던 페인팅과 브라질의 코파카바나 해변 산책로에 새겨진 패턴을 넣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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