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손흥민 8년 연속 1위, 그런데 야구선수가 톱10에 없다.
매년 12월 중순 나오는 분야별 올해의 인물 결과가 흥미롭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은 2007년부터 연말마다 한 해를 빛낸 스타들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6일 공개된 2024 스포츠선수 섹션에서 국가대표 캡틴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올해도 이변 없이 꼭대기에 올랐다.
손흥민은 70.7%의 압도적 지지로 무려 8연패에 성공했다. 2015년 1위 포함 개인 9번째 영예다. 2016년에는 손연재에 간발의 차로 뒤진 2위였다. EPL 득점왕으로 정점을 찍고 다소 내려왔음에도 손흥민을 향한 한국인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갤럽 조사가 시작된 이래 1위에 오른 이는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손연재(리듬체조‧이상 3회), 박태환(수영), 박지성(축구), 류현진(야구‧이상 1회)까지 단 6명뿐. 횟수에서 보면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좀처럼 다시 나오기 힘든 슈퍼스타다.
프랑스 최강팀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PSG)은 2년 연속 손흥민 뒤에 자리했다. 지난해 3‧4위였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올해도 각각 6‧9위에 자리해 해외 최상위 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 대표팀 간판 4인방의 위상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건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야구선수가 톱10에 한 명도 없는 점이다. KBO리그가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한 시즌이라 의외로 여겨진다.
늘 최상위권에 포진했던 류현진과 추신수가 톱10에서 사라졌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예년에 비해선 주목도가 다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추신수도 은퇴한 시즌이라 순위가 대폭 내려갔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같은 해외파가 장기 부상으로 결장한 점도 야구선수가 제외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맹활약하면서 표가 갈린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올림픽 스타들의 약진이 컸다. 아무래도 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새로운 이름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2016년 박인비(골프)와 박상영(펜싱), 2018년 김은정(컬링), 2021년 안산‧김제덕(이상 양궁)이 그랬다.
올해도 신유빈(탁구), 안세영(배드민턴), 오상욱(펜싱), 김예지(사격), 김우진(양궁) 등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국민을 웃게 한 스타들이 대거 톱10에 들었다. 이중 신유빈은 10%가 넘는 지지를 얻어 김연아-손연재를 잇는 '국민 여동생'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10위로 여전한 인지도를 증명한 가운데 이정후, 류현진, 김도영, 김하성(이상 야구), 임시현(양궁), 양민혁(축구)이 1% 이상 언급됐다.
20위권으로 순위를 넓히면 추신수, 양현종(이상 야구), 김제덕(양궁), 김연아(피겨), 박세리(골프), 페이커 이상혁(e스포츠)이 보인다. 은퇴한 지가 한참 지난 김연아, 박세리가 올해를 빛낸 스포츠선수 조사에서 여전히 거론되는 점은 흥미롭다.
K리그 강원FC에서 맹활약하면서 손흥민의 팀 동료가 된 고등학생 양민혁의 상승이 눈에 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상혁이 스포츠스타로 인지되기 시작한 점도 특징이다. 둘은 젊은 세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갤럽은 11월 11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41명을 면접조사했다. 표본오차는 ±2.3%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28.8%(1741/6054), 질문 형식은 한국을 가장 빛낸 스포츠선수를 2명까지 자유응답 형식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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