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스포츠Q 홍현석 기자] 한여름 배구 축제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가 현대캐피탈-삼성화재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아흐레 열전에 돌입했다.
대회 슬로건은 ‘Together We Can(함께 한다면 해낼 수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많았던 안산의 시민들에게 배구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KOVO(한국배구연맹)컵대회가 개최됐고 안산 시민들의 힐링을 위한 여러 이벤트도 진행됐다.
올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KOVO컵은 그동안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했고 새롭게 정비된 팀들이 과연 얼마만큼이나 경쟁력을 향상시켰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전초무대다. 또 시즌을 앞두고 생긴 변화를 처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KOVO컵은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볼 수도 있고 그 변화에 대한 평가도 진지하게 내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 3심 합의 판정 폐지로 빨라진 경기 스피드
이번 시즌을 앞두고 V리그에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비디오 판독 확대 및 합의 판정 폐지’다.
2013-2014 시즌을 마치고 개최된 2014 KOVO 통합워크숍에서는 경기 중 팀간의 잦은 항의가 이어지고 이를 중재하기 위해서 3명의 심판들이 모여 내리는 합의판정이 자주 일어나면서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기는 상황에 대항 개선 논의가 이뤄졌다. 팀간의 판정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생기면서 많은 불만이 제기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구연맹은 심판재량에 맡겨 실시한 합의판정을 폐지하고 대신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개막전에서도 선수들이나 감독들도 이를 인지하고 평소 같았으면 항의했을 부분들도 선수들이 손을 들며 스스로 인정한 부분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경기운영도 끊기지 않고 빠르게 이뤄졌다. 선수들 스스로가 변한 것이다. 재미있는 배구를 위해서.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간의 여자부 개막전에서는 처음으로 비디오판독이 행해졌다. 2세트 7-8인 상황에서 GS칼텍스가 먼저 후위공격자 반칙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판독결과 반칙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경기는 빠르게 다시 속개됐다.
하지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 감독은 “오랜만에 경기를 해서 항의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서면 항의가 많아지고 선수들의 할리우드 액션도 증가할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는 점수차가 나서 별 문제 없었지만 타이트한 경기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많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 선수들의 이적으로 바뀐 팀들의 전력
지난 시즌이 끝나고 많은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어느 팀이 우승할 지 안개 속에 빠져 있다. 특히 여자부는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이 팀을 옮기면서 쉽게 판도를 점칠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던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와 개막전에서도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에서 24-22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24-26으로 역전 당하고 말았다. 그 이후 나머지 세트에서도 앞서고 있는 가운데 막판에 집중력이 부족으로 세트를 넘겨주는 상황이 발생하며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던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전력 누수가 많았고 이번 대회는 부상 선수 없이 끝내기만을 바라고 있다. 현재 부상선수들과 이적한 선수들이 많아서 8명밖에 뛸 수 없다. 그리고 이 때문에 레프트가 없어서 센터인 김언혜를 쓰고 있다”고 선수 구성의 어려움을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현재 등록선수가 11명밖에 없고 그 중에 3명은 국가대표팀 훈련으로 빠져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부상에서 재활 중인 선수(이소진)가 있어 대회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우승권에 있던 팀들의 전력이 약화되고 우승팀의 주역들이 하위권 팀으로 이적하면서 특별한 강자 없이 물고 물리는 재미있는 시즌을 예고했다.
◆ 팬들에게 더 다가간 V리그
프로스포츠에서 팬들과의 소통은 발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팬들에게 이런 소통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큰 추억이 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팬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KOVO는 이번 KOVO컵을 통해서 팬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경기 전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평소 관중석에만 바라보던 선수들을 직접 더 가까운 곳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고 선수들과 함께 어깨동무도 하면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였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경기 전 이벤트를 신청해 현대캐피탈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게 된 대학생팬 김예희(20·건양대 유아교육과)씨는 “그리고 이렇게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는게 처음이었는데 떨리고 색다른 기분이었다. 우연히 경기를 보고 난 후 배구가 더 좋아졌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배구가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이벤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강지은(20)씨는 “저도 처음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게 됐는데 정말 신기했고 뽑혀서 좋았다”라며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가 있다면 계속해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이벤트를 기획했던 KOVO 홍보팀 장경민 과장은 “이번 컵대회 슬로건이 ‘Together We Can(함께라면 할 수 있다)’이다. 이렇게 슬로건이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세월호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안산 시민들에게 배구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기쁨을 주고 싶었다”라며 “안산시에서도 침체된 학생들을 위해서 이 대회가 꼭 힘을 줬으면 좋겠다고 연맹에 부탁을 했다. 그래서 우리도 안산 시민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의미를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이벤트가 V리그까지 진행될 지는 미지수이다. 장 과장은 “지금은 V리그까지 진행된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 하지만 반응이 좋고 팬들도 많이 신청한다면 겨울에도 이와 같이 팬들과 소통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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