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권대순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의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혀온 라이벌 아사다 마오(24 일본)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예상밖의 부진으로 16위까지 추락, 일본열도를 충격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아사다 마오는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22.63점, 예술점수(PCS) 33.88점에 감점 1점을 받아 총 55.51점을 기록하며 16위에 그쳤다.
김연아의 74.92 점과는 확연히 낮은 점수. 사실상 메달권 밖으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아사다 마오는 이날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에 또 한번 실패하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후에도 실수를 연발했다. 트리플 플립 점프의 회전수도 채우지 못했고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는 연결도 하지 못했다.
아사다로서는 정신적인 부분을 다잡지 못한 것이 이번 부진의 최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지막인 30번 째로 연기한 아사다의 앞 순위는 바로 홈 팬들의 열광적 응원을 뒤에 엎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였다. 온 관심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에게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소트니코바가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졌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는 74.64점을 받으며 2위를 기록, 경기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장에 들어온 아사다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이것이 곧 실수로 연결됐다는 지적이다.
사실 아사다는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리프니츠카야의 뒷 순서에 연기했던 그는 리프니츠카야를 향한 홈팬들의 기의 눌렸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평소 상태가 아닌 채로 연기해야 했다”며 아쉬워 했기 때문.
이에 대해 일본 언론도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데일리 스포츠’는 ‘아사다 16위, 사토 코치도 원인 모르겠다며 컨디션 하락 부정’이라는 기사에서 “메달 획득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사토 노부오 코치는 “연습은 잘 해왔다. 원인은 모르겠다. 결코 컨디션이 나쁜지는 않았다”며 “큰 무대를 여러번 경험한 마오인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메달을 노린 일본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3명이 모두 실패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츠 니폰’은 “일본 선수 가운데 최하위 출발이라는 가혹한 현실에 아사다도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산케이 스포츠' 역시 "이런 전개를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트리플 악셀에서 넘어진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4년 전보다 컨디션이나 기분이 훨씬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아사다 마오는 경기 후 “연기가 막 끝나 뭐가 뭔지 모르겠다. 프리스케이팅을 잘 하도록 하겠다”고 울먹이며 말한 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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