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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싸움' 이긴 김연아, 올림픽 2대회 연속 메달 신화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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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싸움' 이긴 김연아, 올림픽 2대회 연속 메달 신화 이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1 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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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오스! 김연아] 천부적인 재능과 자기 절제력에 성실성, 오직 자신에만 집중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피겨스케이팅의 역사이자 전설이 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스케이트를 잘 탄다는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올림픽이다. 그리고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올림픽이다. 이런 대회에서 '금메달-은메달' 2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다는 것은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이 없이는 절대로 되지 않는다.

노력과 성실하다는 점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다는 말로도 이어진다. 매우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가장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대인배 김선생'이다. 어떠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길만을 간다는 것이다. 실제 주위에서도 김연아에 대해 "사소한 일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대인배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김연아의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빗 윌슨도 인터뷰 때면 항상 입버릇처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엄청난 자기 절제력을 가지고 모든 것을 피겨스케이팅에 쏟아 붓는다"고 말하곤 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김연아는 오직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한다. 주위에서 뭐라 하든, 상대가 어떤 경기를 펼치든 자신이 할 것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 김연아의 생각이다. 김연아가 몸상태에 상관없이 단 한번도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던 것 오직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했기에 가능했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 김연아를 응원하는 팬들의 현수막이다. 현수막에는 '연아 vs 연아'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김연아의 상대는 오직 김연아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점은 아사다 마오(24·일본)와도 비교되곤 한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 트리플 악셀을 완성시켜 줄곧 김연아를 앞섰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프력이 눈에 띄게 약해져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도 함께 떨어졌다.

실전에서 트리플 악셀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사다는 김연아를 이기기 위한 필살기로 이를 고집해왔다. 이 때문에 모든 대회에서 입상한 김연아와 달리 아사다는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끝내 트리플 악셀을 버리지 못한 아사다는 자신의 숙원인 올림픽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김연아를 이기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완패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다는 교과서적인 얘기 말고 굳이 또 다른 비결을 든다면 피겨 선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기 좋은 신체조건이 바로 신장 160~165cm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비트도 키가 165cm고 김연아도 마찬가지다. 김연아는 시니어 시절 내내 160cm에서 성장을 거듭해 지금의 키에 이르렀다.

또 연기를 하는데 있어 가장 이상적인 팔을 갖고 있다. 그저 선이 아름다운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심력을 이겨내는 힘도 갖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스핀을 돌 때 팔을 모으고 벌리는 동작을 하게 되는데 중력의 4배의 힘을 이겨내야만 제대로 팔을 모을 수 있다"며 "팔을 잘 모아야 회전도 수월해지고 팔 각도도 아름답게 나온다. 일부 피겨 선수 중에서는 스핀을 돌 때 팔을 제대로 모으지 못해 팔꿈치가 삐져나와 예술 점수가 깎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상적인 신체 조건 역시 혹독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뛰어난 체력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신체에 맞게 피겨 선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몸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송주호 박사의 설명이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니 강한 정신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큰 경기에서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물론 김연아도 인간이기 때문에 긴장을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실제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긴장해서 그런지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점프도 안됐다"고 토로했다. 이런 긴장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은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바로 이런 사람을 두고 우리는 위대하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김연아에게 피겨 역사에 길이 남는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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