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스포츠Q 글 권대순 기자· 사진 노민규·최대성 기자] '군포의 딸'은 끝까지 사람들에게 감동을 남겼다.
김연아의 올림픽 마지막 무대가 열린 21일 새벽, 김연아가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군포에서는 시민들의 밤을 잊은 응원전이 열렸다.
전날 밤 11시부터 시작된 응원전에는 시민 300명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김연아의 선전을 기원하며 가수, 치어리더, 댄스스포츠 등의 공연이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군포시청 2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김연아가 링크에 등장하는 순간, 장내는 떠나갈 듯이 함성이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김연아’를 연호하며 여왕의 마지막 무대 시작을 기다렸다.
김연아가 연기를 시작하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그리고 그녀가 스케이트 날을 박차며 힘차게 점프할 때마다 참았던 함성을 터뜨렸다.
빨라지는 배경음악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사람들의 박수와 함성소리는 조금씩 커졌다. 고조되는 음악과 함께 시민들의 긴장감과 기대감은 더 커졌다.
여왕의 올림픽 무대가 끝나는 순간, 시민들은 모아뒀던 함성을 내질렀다. 김연아의 마지막 5분을 위해 5시간 동안을 기다린 이들은 ‘잘했다’, ‘이겼다’ 등의 모습을 보이며 기뻐했다.
점수가 발표되기 위해 김연아가 키스앤크라이존에 앉았다. 다시 한번 장내는 조용해졌다.
프리스케이팅 점수 144.19점. 총 합계 219.11점으로 김연아의 2위가 확정되자 장내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장내 사회자는 "그래도 은메달이다. 마지막으로 힘쓴 김연아에게 박수를 보내달라"라고 말했지만 시민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이경옥(50)씨는 “많이 아쉽다. 본인이 아니지만 착잡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김연아 선수가 열심히, 그리고 완벽한 연기를 펼친 것에 박수를 보낸다. 비록 나이가 어린 김연아 선수지만 그 도전 정신은 우리가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경애(58)씨는 “공정치 못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러시아 선수한테 점수가 후한 반면, 김연아한테 너무 박했다. 하지만 김연아가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자랑스럽다. 김연아가 군포의 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했다.
허금희(47)씨 역시 “러시아 홈어드밴티지가 너무 심했다. 김연아 경기에서 결점이 안보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은메달이라서 많이 아쉽다"라면서도 "그래도 같은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줬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음악 줄넘기 공연을 위해 참석한 초등학생 김도우(13)군은 “은메달이 아쉽다. 하지만 열심히 해서 딴 은메달이니까 금메달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군포시민들은 은메달이라는 결과에는 한결같이 아쉬워하면서도, 김연아의 도전 정신과 정신력, 그리고 그의 완벽했던 경기력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군포시민들에게 있어 그동안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줬던 ‘피겨 퀸’의 마지막 무대를 감상했다는 것 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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