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희승 기자] 애니메이션 최초로 디즈니 ‘겨울왕국’이 국내 1000만 관객 돌파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전세계 개봉 국가들 가운데 한국이 가장 흥행에서 잘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솟구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지난 24일 하루 동안 전국 492개 스크린에서 총 5만331명을 모아 누적 관객수 966만7745명을 기록했다. 지금까지의 흥행 추이로 볼 때 ‘겨울왕국’은 이번 주 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역대 박스오피스 상위 10개 작품 중 애니메이션은 ‘겨울왕국’이 유일하다. 한국영화가 아닌 외화로써는 ‘아바타’에 이어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었다.
'겨울왕국’이 개봉한 52개국 가운데 한국 수익은 24일까지 6699만 달러를 기록,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흥행은 한 주 전까지 북미를 제외한 해외 수익 1위를 기록했던 영국의 6143만 달러를 뛰어 넘는 금액이다.한국과 영국에 이은 흥행국가로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근소한 차이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작년 12월 6일 개봉한 영국보다 40여 일 늦게 개봉(1월 16일)한 한국에서 월드와이드 흥행 1위를 차지하자 디즈니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에 다시 한 번 놀라는 눈치다.
그동안 한국은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미스터리한 국가’에 속했다. 전 세계에서 월트 디즈니가 드림웍스에 밀리는 나라는 유일하게 한국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실제 ‘겨울왕국’이 등장하기 전까지 애니메이션 흥행 톱 10에는 ‘쿵푸팬더’와 ‘슈렉’시리즈, 스튜디오 지브리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대부분을 차지, 디즈니와 디즈니 계역사인 픽사의 작품은 단 한 개도 없다.
디즈니 코리아의 장혜조 부장은 “한국에서는 ‘드림웍스의 작품만 잘 된다'는 인식 때문에 도리어 역발상이 가능했다. 마케팅 포인트를 아예 성인 관객 위주로 잡은 점이 주효했다”면서 “애니메이션이지만 13세 이하 관객은 입장하지 못하는 ‘키즈 프리 시사회’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고 밝혔다.디즈니가 인수한 마블 스튜디오의 '아이언맨' '어벤저스' 시리즈가 한국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아시아를 겨냥한 테스팅 마켓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겨울왕국’의 흥행을 일군 불씨가 됐다. 장부장은 “본사의 탄력적인 자율성 부여 덕분에 부가적인 지원을 많이 받았다. 성인 관객이 몰리는 오후 시간대에 극장을 잡기 위해 힘든 점이 많았는데, 한국 관객만을 위한 이벤트(‘렛잇고’ 작곡가와 감독의 인사 메시지 등)가 화제성을 몰고 오자 설득하기가 용이했다”고 말했다.
‘겨울왕국’은 총수익 10억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4일까지 북미에서만 3억 8310만 달러, 해외 수익은 5억 9630만 달러를 기록, 9억 804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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