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2015년 1월 첫 방송된 '삼시세끼 어촌편'이 만들어낸 최고의 스타는 단연 차승원이라는 스타 셰프(?)였다. 그동안 장신의 모델 출신 배우로, 그리고 '신라의 달밤'과 '선생 김봉두' 이후 친근한 이미지의 코믹스타로 여러 모습을 선보여온 차승원에게 설마 요리의 재능까지 있었다는 것은 '삼시세끼 어촌편'이 찾아낸 최고의 발견이었다.
그리고 2016년 10월 14일에 첫 방송된 tvN '삼시세끼 어촌편3'는 앞선 두 번의 '어촌편'과는 다른 과감한 시도를 선보였다. 앞서 두 번의 시즌에 걸쳐 '삼시세끼 어촌편'을 만재도에서 진행한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을 육지로 보내 '삼시세끼 고창편'을 찍은 후, 그동안 강원도 정선에서 두 차례에 걸쳐 '삼시세끼 정선편'을 찍은 'tvN 공무원' 이서진을 바다로 보내 새롭게 어촌편을 진행한 것이다.
10월 14일 '삼시세끼 어촌편3'가 첫 방송될 때만 해도 관심은 읍내도 가까운 육지인 정선에서도 수없이 투덜거리던 이서진이 시장조차 갈 수 없는 작은 섬인 득량도에 가게 됐을 때 얼마나 불평불만을 터트리며 투덜거릴까라는 궁금증이 가장 컸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서진은 선박면허까지 따올 정도로 앞선 시즌과 다른 열의를 보였고, '삼시세끼 정선편'의 옥택연 정도의 포지션으로 예상했던 에릭이 뜻밖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삼시세끼 어촌편3'에서 에릭은 그야말로 어촌편에 최적화된 인재라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 일단 어촌에서 가장 필요한 필수 스킬인 낚시가 평소 취미인데다, 이서진이 그토록 하기 싫어하는 요리 스킬을 기본적으로 장착했다. 이전 '삼시세끼 어촌편'과 비교하면 낚시 전담인 유해진에 요리 전담인 차승원을 합쳐놓은 캐릭터인 셈이다.
에릭은 차승원만큼 능숙하지는 않지만 일반인의 수준은 넘어서는 요리 솜씨로 투덜거림이 입에 붙은 이서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켰다. 14일 방송된 첫 회에서 첫 메뉴는 수제비로 에릭의 요리 솜씨가 아직 드러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첫 저녁식사에서 바로 통발에서 잡힌 돌게로 된장찌개를 만들며 단번에 이서진으로부터 "지금까지 '삼시세끼'에서 먹은 찌개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21일 방송된 2회에서는 에릭의 요리솜씨가 보다 상세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돌게의 살만 발라내 중식당에서 메뉴로 내놔도 손색이 없는 게살볶음밥과 계란국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누가 특별히 지시를 하지 않아도 있는 재료들을 보고 신중하게 조리과정을 생각하며 메뉴를 만들어낼 정도로 요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에릭의 요리 스승은 바로 올리브TV 등 케이블TV의 음식 전문 채널들. 에릭은 게살볶음밥을 만들 때도 "계란을 밥과 바로 섞으면 죽처럼 변한다"며 팬을 기울여 계란을 스크램블로 만든 뒤 밥과 섞고, 간장과 굴소스도 불맛을 내기 위해 팬을 기울여 먼저 끓여내는 등 예상치 못한 요리 스킬을 선보이며 이서진에게 차승원을 밀어내도 된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에릭의 요리에서 차승원과 결정적으로 다른 매력은 요리과정에서만큼은 완벽했던 차승원과 달리 허당의 기운이 곳곳에서 감지된다는 점이었다. 말린 시래기를 발견하고는 된장국물에 넣고 시래기 된장국을 준비하다가, 시래기를 먼저 끓는 물에 우려낸 후 쓰라던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고는 시래기를 다시 건져내며 우왕좌왕 하던 모습이나, 요리를 시작하기 전 한참을 서성이며 메뉴를 생각하고 만드는 방법을 떠올리는 모습은 묘하게 진지한 인상과 함께 웃음도 안겨준다.
게다가 요리를 하는 순간에는 진지하지만, 그 외에는 수다스러운 모습으로 '차줌마'라 불린 차승원과 달리 매사에 진지한 모습으로 묵묵하게 혼자 일하는 에릭의 모습은 '삼시세끼 어촌편3'의 색다른 볼거리임이 분명하다.
에릭이 느리긴 해도 워낙 알아서 일을 수더분하게 잘 하다보니 정선편의 '제빵왕 서지니' 같이 이서진이 고생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사실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너무나 요리과정이 완벽해 감탄사는 자아낼지언정 재미는 부족하던 차승원과 다르게, 실력은 좋은데 어딘지 허술하고 허당스러워서 친숙한 에릭의 요리는 친근한 재미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오며 '삼시세끼 어촌편3'의 확실한 시청포인트로 자리잡을 것 같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