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새 시즌 첫 주가 흥미롭다. 이제는 남이 된 최형우(KIA 타이거즈), 차우찬(LG 트윈스)을 연달아 만날 판이다.
지난 14일 KBO가 발표한 2017 KBO리그 개막 일정을 살펴보면 삼성은 새해 3월 3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KIA를 불러들여 홈 개막 3연전을 갖는다.
지난달 4년 총액 10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KIA 타이거즈로 옮긴 최형우는 이적하자마자 갖는 첫 정규리그의 상대가 친정인 셈이다. 이름 하여 ‘최형우 시리즈’다.
2008년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 삼성의 왕조를 이끌었던 최형우다. 사자군단의 붙박이 4번타자였던 그가 붉은 호랑이 유니폼을 입고 KIA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최형우가 3루 스탠드를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을 상대로 헬멧을 벗고 인사를 건넬지, 대구 시민들이 최형우를 향해 박수를 보낼지 야유롤 퍼부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삼성은 대구 3연전을 마치면 잠실로 이동해 LG 트윈스를 만난다. 4년 총액 95억 원에 떠나버린 차우찬의 소속팀이다. 만일 차우찬이 개막 3연전에 등판하지 않는다면 맞대결은 사실상 확정이다.
LG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사용한 로테이션은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 헨리 소사 순. 차우찬이 4선발 혹은 5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이적 첫 등판 상대가 친정인 ‘껄끄러운 만남’이 성사된다.
양상문 LG 감독과 김한수 삼성 감독의 의중에 따라 LG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우규민이 차우찬과 선발로서 격돌하는 빅매치가 성사될 수도 있다.
4년 65억 원에 대구에 둥지를 튼 우규민과 차우찬은 모두 FA로 이적했지만 결과만 놓고 볼 때 맞트레이드나 다름없어 불꽃 튀는 자존심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KIA 최형우, LG 차우찬과 어색한 재회. 올해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참으로 얄궂은 삼성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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