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희찬 기자] 대전 삼성화재가 새 역사를 썼다. 안산 OK 저축은행을 꺾으며 실낱같은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프로배구 역대 팀 통산 최다득점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15일 인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원정경기에서 48점을 합작한 박철우(26득점)와 타이스(22득점) 쌍포를 앞세워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19-25 25-15 25-23 25-23)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이날 팀 역대 통산 2만2000점을 돌파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팀들 중 최초 기록. 2016년 2월 4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통산 2만 득점을 첫 번째로 달성한 뒤 378일 만에 다시 프로배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삼성화재는 한국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구단이자 브랜드다. 삼성화재의 역사가 곧 프로배구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우승만 8번을 차지했다. V리그 원년 우승이 시작이었다. 이후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무려 7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 프로스포츠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다 기록이다.
배구 프로화 이전 슈퍼리그에서도 1997년부터 2004년까지 8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삼성화재였다. 공식전 77연승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 역시 그들의 것.
허나 역사가 모든 걸 설명해 주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지금이다. 삼성화재는 과거의 그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위기에 처해 있다. 당장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확실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화재는 4위 서울 우리카드(15승 14패 승점 49)에 승점 7차로 뒤져 있었다. 그동안 명성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는 성적. 그러나 이날 시즌 14승(16패, 승점 45)째를 거두며 추격에 나섰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남은 경기를 모두 잡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패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늘 기록을 남겨 왔던 팀이고 프로배구의 역사를 만들어온 주인공이었다. 이날 승리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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