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배구 희대의 ‘유니폼 해프닝’은 결국 박주점 경기위원의 중징계라는 '새드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14일 인천 대한항공과 수원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발생한 ‘유니폼 논란’에 총괄 책임이 있는 박주점 경기감독관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강력한 징계에도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박주점 경기위원의 경우 규정 숙지와 적용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이로 인한 징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

박주점 경기위원은 2014년 12월 대한항공과 구미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대한 오심으로 인해 한 차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대한항공 마이클 산체스는 블로킹 과정에서 안테나를 건드렸지만 심판진이 이를 득점으로 판단했다. 경기 종료 후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오심이었음이 밝혀졌다.

당시 경기운영위원으로 참가했던 박주점 경기위원은 문용관 전 LIG손해보험 감독의 항의로 인한 경기 지연에 대한 제재 등 로컬룰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KOVO로부터 3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20만 원 조치를 받았다.

2년 2개월 만에 다시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14일 경기에서 감색 원정 유니폼 대신 붉은색 홈 유니폼을 챙겨와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홈 유니폼을 다시 가져와 코트에 들어섰지만 대한항공 측이 강민웅의 상의가 팀 동료들과 다르다고 항의해 경기가 중단됐다.

이에 25분간 경기가 속개되지 못했고 한국전력은 강민웅이 뛰는 동안 얻은 11점을 차감당해야 했다. 또 강민웅은 동일 유니폼을 구하지 못해 퇴장 조치를 받았다.

규정 적용 자체는 옳았다. 문제는 선수가 규정을 어긴 것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이나 경기에 뛰게 했다는 것. 결국 경기에서 패한 한국전력 입장에서도 불만을 가질 만한 상황이었다.

KOVO는 보조 역할에 소홀했던 주동욱 심판감독관은 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0만 원, 선수 교대 때 철저히 확인하지 못한 최재효 주심과 권대진 부심에게는 각각 3경기 출장정지와 30만 원 벌금을 부과했다.

특히 한 차례 아픔을 겪은 박주점 경기위원이 다시 한 번 웃지 못 할 해프닝의 주인공이 된 것은 씁쓸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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