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비판의 중심에 있던 루이스 엔리케(47) 감독이 바르셀로나와 이별한다. 이에 따라 바르셀로나 후임 감독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한국시간) 스포르팅 히혼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홈경기를 6-1 대승으로 이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돌연 사임 의사를 표했다. 글로벌 축구 전문매체 ESPNFC에 따르면 엔리케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감독직을 내려놓을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연스레 후임 감독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인물은 아르센 벵거(68·아스날), 호르헤 삼파올리(57·세비야) 감독이다.
벵거 감독은 엔리케와 마찬가지로 올 여름 아스날과 계약이 만료된다. 20년 이상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음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에 목마른 아스날 팬들은 ‘벵거 아웃’을 외치고 있다.
벵거가 바르셀로나의 유력 사령탑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두 구단의 유사한 컬러 때문이다. 벵거는 누구보다 ‘티키타카’에 잘 어울리는 감독이다. 데니스 베르캄프, 티에리 앙리 등과 패스를 기반으로 아스날에서 펼친 아름다운 축구는 팬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2일 엔리케의 뒤를 이을 후보 중 하나로 벵거를 꼽으며 “벵거는 올 시즌 이후 아스날을 떠나더라도 감독직을 유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바르셀로나행에 힌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기술을 갖춘 공격 삼각편대 ‘MSN(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을 보유했고 패스 축구에 필수적 요소인 탈압박 능력을 갖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도 버티고 있다.
또한 어린 선수들을 선호하는 벵거 감독의 성향은 바르셀로나의 탄탄한 유스 시스템과 결합하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파올리 감독은 칠레를 2회 연속 코파 아메리카 정상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2년 연속 결승에서 맞붙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를 눈물 흘리게 만든 이가 바로 삼파올리다.
삼파올리는 올 시즌부터 세비야를 이끌고 있다. 결과는 대성공. 2009~2010시즌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위권 내로 진입한 적이 없었던 세비야(승점 52)는 올 시즌 바르셀로나(승점 57), 레알 마드리드(승점 56)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선두 바르셀로나에 비해 한 경기를 덜치러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1일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스페인 TV쇼 엘 치링게토에 출연한 축구전문가 에두아르도 인다는 “메시가 다음 시즌부터 엔리케가 아닌 삼파올리가 팀을 맡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되는 대목은 삼파올리가 빅클럽을 이끈 적이 없다는 점이다. 삼파올리는 2012년 칠레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남미 프로축구에서만 지휘봉을 잡았다.
엔리케 감독은 2014~2015시즌 트레블(리그,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장기 집권을 예상케 만들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이은 고전에 실망감이 눈덩이처럼 커졌고 결국 그는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펩 과르디올라, 엔리케 등을 경험하며 눈높이가 높아진 바르셀로나는 과연 어떤 감독을 선임해 팬들을 만족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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