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희찬 기자] 고양 오리온 포워드 이승현이 7일 생애 첫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이승현은 MVP에 오르기 전까지 많은 일들을 겪었다. 사실이 아닌 구설에 오르내리며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다양한 인종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때가 많은 프로 스포츠 무대에서 예민한 문제인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것.
프로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살펴보면 인종차별 발언은 실제로 적지 않게 벌어져 왔다. 2013년 한화 이글스 김태균(35)은 당시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좌완 쉐인 유먼(38)을 언급하며 "(유먼의) 얼굴이 너무 까매서 마운드에서 웃을 때 하얀 이와 공이 겹쳐 보인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에 팬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김태균은 곧바로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이를 두고 인종차별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프로축구에서도 MVP를 받은 이승현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과 경기를 앞두고 있던 노병준(은퇴)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내일 경기 뛰다가 카누테 한 번 물어 버릴까? 시꺼매서 별맛 없을 듯한데'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당시 베이징 소속으로 뛰던 흑인 공격수 프레데릭 카누테를 비하하는 표현이었다.
비판이 이어졌지만 노병준은 '아무튼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삭제는 해야겠네요'라는 글과 함께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다. 이에 비판은 거세졌다. 결국 노병준은 소속팀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용서를 구했다.
반면 이번 라운드에서 MVP에 선정된 이승현은 직접적으로 인종차별 표현을 하지 않았음에도 오해를 샀다. 이승현은 지난달 19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서 상대 커스버트 빅터와 자리 싸움을 했다.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신경전이었다.
일각에서는 이승현이 “저 깜둥이가 뭐라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지적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구설에 올랐지만 흔들리지 않고 활약을 이어간 이승현은 MVP를 거머쥐며 기쁨을 맛봤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은 규칙과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진정한 MVP로 사랑받을 수 있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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