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망했는데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라도 잘했으면 좋겠다... 25인 로스터 들어보자!!”(잉어*)
황재균(30)의 홈런 소식에 한 야구팬이 단 댓글이다. WBC 대표팀의 부진과 반대로 황재균은 갈수록 뜨거운 환호를 받고 있다.
황재균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서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을 날렸다. 황재균은 시범경기 2번째 홈런을 기록했으며 타율도 16타수 5안타, 0.313으로 상승했다.
수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1회말 2사 2, 3루에서는 프랭클린 구티에레스의 3루 선상 타구를 다이빙하며 잡아내 상대의 2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미국 NBC 베이아레나에 따르면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후 “황재균이 눈을 떴다”며 “한국에서 건너와 비디오나 스카우팅 리포트는 봤을 수 있으나 처음 경험하는 투수들을 상대로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WBC 대표팀은 지난 6일 대회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를 상대로 1-2로 졌고 7일 네덜란드전에서는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다.
메이저리거 타자들이 부상과 소속팀의 반대 등으로 합류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다만 이날 홈런을 기록한 황재균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50인 예비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28인 엔트리에는 3루수 경쟁자 박석민(NC 다이노스), 허경민(두산 베어스)에 밀렸다.
황재균은 지난해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에서 박석민(타율 0.307 32홈런 104타점), 유틸리티 수비 능력에서는 허경민(타율 0.286 7홈런 81타점)이 김인식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박석민이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 결장한 가운데 1차전에 나선 허경민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네덜란드와 2차전에 선발 출장한 박석민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답답한 흐름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
대표팀의 졸전에 실망한 야구팬들은 국내 선수들의 높은 연봉이 과하다는 평가를 내 놓으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더불어 빅리그 입성에 도전하고 있는 황재균이 시범경기에서 홈런 소식을 들려오자 더욱 목소리를 높여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국내에 진짜 야구선수는 몇 명이나 있나요? 궁금하다”고 댓글을 달며 비판했고 “황재균과 김현수가 대표팀에 있었으면 최소한 이스라엘한텐 안 졌을 텐데. 둘 다 국제대회에 엄청 강한 스타일”이라고 댓글을 남겨 많은 공감을 산 누리꾼도 있었다.
야구 강국의 국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야구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메이저리그에서 홈런까지 터뜨리며 활약하는 황재균의 활약에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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