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양현종(29·KIA 타이거즈)의 어깨가 많이 무겁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 최종전인 대만 전은 한국야구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토종 투수로는 유일하게 200이닝을 소화했던 좌완 양현종이 9일 밤 6시 30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7 WBC 조별리그 대만전 한국의 선발이다.
대만이 7일 네덜란드에 5-6으로 지면서 한국, 대만 두 나라 모두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현역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진한 네덜란드는 몰라도 이스라엘은 이길 수 있다고 자부했던 양팀이다.
양현종은 연이은 졸전으로 거센 비난에 직면한 ‘김인식 호’의 희망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국제대회 경험도 있다.
한국의 탈락으로 맥은 빠지게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생애 첫 WBC 첫 등판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한 수 아래 리그의 대만 타자들을 상대로 KBO리그 최고 투수의 위력을 보여줄 기회다.
WBC조직위원회인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각 조 꼴찌에게는 다음 대회 본선 직행 티켓을 주지 않는다. 양현종은 예선 라운드 강등이란 ‘최악의 굴욕’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잘 던져야 한다.
대만은 이번 WBC에 빅리그 붙박이 선발인 천웨인(마이애미 말린스), 'MLB 19승’ 경력의 왕젠밍, 일본프로야구(NPB) 정상급 외야수 양다이강(요미우리 자이언츠)을 부르지 못했다.
라미고 몽키스 소속 선수들까지 소집하지 못한 반쪽 전력으로 대회를 치르는 대만마저 잡지 못하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3위인 한국은 야구강국의 위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양현종의 상대는 천관위(26·지바 롯데 마린스)다. 역시 왼손으로 이번 WBC를 앞두고 치른 경찰야구단과 연습경기서 1⅔이닝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만만치 않은 상대다.
7일 이스라엘을 상대로는 2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무너졌지만 2014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서 한국을 4⅓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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