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올 시즌 미국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야구선수는 총 7명이다. 그 중에서도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빼어난 성적과 팀 내 입지가 굳건한 이유로 메이저리그(MLB)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허나 오승환과 김현수, 추신수 모두 시범경기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올 시즌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이래저래 자신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MLB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76경기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했다. 중간 계투 요원으로 시작해 뒤늦게 클로저로 뛰었지만 안정감 있는 투구로 마이크 매시니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때문에 올 시즌에 대한 전망도 밝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에 따르면 매시니 감독은 올해 마무리 투수로 오승환을 낙점했고 MLB닷컴은 오승환을 클로저 랭킹 4위에 올려놨다. 켄리 젠슨(LA 다저스),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 잭 브리튼(볼티모어) 다음이 바로 그였다.
이처럼 MLB는 오승환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⅓이닝만 던지고 복귀하게 돼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승환이 올 시즌 지난해의 성적을 뛰어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 1+1년 계약을 맺은 오승환은 올해를 마치면 야구인생 마지막 ‘대박’에 도전한다.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30대 중반의 나이라는 핸디캡을 뚫고 거금을 챙길 수도 있다. 오승환에게 올해 성적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현수의 2017시즌 전망은 밝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이 지난해 12월 윈터미팅 때 “김현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선언했기 때문.
하지만 볼티모어는 시즌 전 시애틀로부터 세스 스미스를 영입, 외야 보강에 힘썼다. FA를 선언한 마크 트럼보가 잔류하면서 지명타자를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김현수가 부진하다면 스미스-애덤 존스-트럼보의 외야 라인업을 가동할 수도 있다. 포지션 경쟁자 마이클 본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김현수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는 오승환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다.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로 주춤한 추신수는 이번 시즌에야말로 ‘먹튀’라는 오명을 씻을 필요가 있다.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1511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는 지난 3년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엔 4차례나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는 등 부침 끝에 48경기 타율 0.242 7홈런 17타점으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스타 텔레그램을 비롯한 텍사스 지역 언론들은 “텍사스가 맺었던 역대 최악의 계약 중 하나다. 박찬호 계약과 버금갈 정도로 추신수를 데려온 건 이번 세기 최악의 계약”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텍사스이기에 밥상을 차려줘야 하는 추신수의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올해 활약만으로 먹튀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순 없겠지만 추신수로선 무조건 반등해야 하는 2017시즌이다.
오승환과 김현수, 그리고 추신수. 세 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지난해 성적을 넘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자신과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과연 세 선수 모두 올 시즌이 끝난 뒤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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