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주현희 기자] “지도자들에겐 큰 숙제가 생겼는데요.”
“느낌이 좋습니다. 집중력이 좋아지니 경기력도 올라가는 것 같아요.”
“불규칙 바운드가 없겠어요. 내야수들이 좋겠는데요.”
화성 드림파크를 경험한 리틀야구인들의 소감이다.
고대하던 리틀야구 ‘화성 시대’가 30일 제3회 하드스포츠배 전국리틀야구대회 개막 8경기를 통해 성대한 닻을 올렸다. 리틀구장 4면, 주니어구장 3면, 여성구장 1면 등 야구장 8면이 한 군데 모인 드림파크에는 수백 명이 집결해 성황을 이뤘다.
‘화성 대이동’은 한국리틀야구연맹, 선수단,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전국대회가 열릴 때마다 전국 각지에 퍼진 리틀야구단은 서울 중구 장충리틀구장이 아닌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에 자리한 드림파크로 집결한다.
첫 경기를 치른 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한 팀의 엄마는 “차로 이동하기에 다소 멀긴 하지만 아이들이 야구하기에는 정말 좋다”고 반색했다. 한 지도자는 “시간은 좀 걸려도 신호가 없는 길이라 크게 피로감은 못 느꼈다”고 귀띔했다.
수도권 어디서든 최소 한 시간 이상은 달려야 드림파크에 닿을 수 있다. 과거 55년간 미군 사격장으로 사용됐던 외진 장소인 만큼 바닷가와 근접해 있다. 조암 인터체인지에서도, 서평택 분기점에서도 차로 30분은 들어가야 한다.
시설은 흠잡을 데가 없다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윤현식 경기 군포시 감독은 “마운드 원형이 넓고 흙도 좋다. 남양주나 구리의 경우 투수들이 발을 디딜 때 미끄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외야도 좌우, 중앙 거리가 멀어져 투수들이 안정감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좌우 65m, 중앙 70m였던 장충리틀구장과 달리 드림파크 4개 구장은 좌우 70m, 중앙 75m다. 홈런은 줄지만 외야수들의 수비 범위가 좁거나 중계 플레이가 미숙한 팀은 2루타를 3루타로 만들어 준다. 펜스 직격 타구가 단타가 되는 경우도 사라진다.
윤현식 감독은 “외야 수비력의 비중이 커졌다. 타구 판단 스타트가 중요해지고 수비 범위가 넓어져야 하니 지도자들로선 숙제가 생긴 셈”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들의 기량이 향상될 것이다. 리틀야구가 더 재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잔디도 대체로 평이 좋았다.
정찬민 구리시 감독은 “인조잔디가 길이 덜 들었는지 덜 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조상진 서울 마포구 감독은 “바운드가 빠르지 않고 불규칙이 없으니 내야수들이 수비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원 영통구 강지운과 강건은 “인조잔디 질이 장충에 비해 훨씬 좋다. 바운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마포구 박상헌은 “인필드가 핑크색이라 공 색깔이 잠깐 겹치긴 했지만 잔디가 길어 공이 느리게 왔다”고 설명했다.
지희수 영통구 감독은 야구 외적인 요소를 언급했다. 메인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그는 “전광판에 프로야구처럼 선수들의 이름이 찍힌다. 분위기가 다르니 집중력, 경기력이 올라가는 것 같다”며 “전체적인 환경이 만족스럽다. 느낌이 좋다”고 호평했다.
3구장 외야수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2구장에 뜬 태양 때문에 뜬공을 잡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 야구장 4면이 모였으니 한 곳은 감수해야 할 어려움. 조상진 감독은 “3구장 레프트와 센터가 플라이를 잡기 힘들어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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