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최근 인터넷에 접속만 해도 컴퓨터를 먹통을 만들어 지구촌 150개국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은 랜섬웨어 공격을 통해 비트코인이 더욱 알려졌다.
2009년 1월 사토니 나카모토라는 프로그래머가 처음 개발한 가상화폐 비트코인. 모든 거래 과정이 가상의 네트워크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는 전자지갑의 가상의 주소는 알 수 있더라도, 실제 사용자는 누군지 알 수 없다는 익명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거래 내역 분산 저장 방식을 통해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의 거래 내역을 공유해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위변조를 막을 수 있어 보안성이 강화됐다.
그래서 이같은 비트코인의 장점이 역으로 해커들에 의해서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만 13만명이 랜섬웨어에 감염돼 3000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 중 적어도 10% 이상이 100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몸값으로 지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만텍에 따르면, 지난해 랜섬웨어 범죄자들이 복호화를 대가로 요구한 평균금액은 1077달러(122만원)로 전년 대비 3.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의 경우 해커들은 감염 후 3일 이내는 300달러(34만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몸값으로 지불하도록 요구했고, 그 뒤에는 600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지불할 경우에만 암호를 풀어주겠다고 했다. 각국 정보당국이 추적할 수 없도록 비트코인이 이용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비코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20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나라들의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인데스크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1일 장중 2092.54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시장인 세계 2,3위인 일본과 한국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며칠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18일 미국과 브라질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통령 탄핵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1900달러로 뛰어오른 바 있다.
비트코인이 안전 자산의 대명사인 금의 자리를 조만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이를 악용한 신종사기 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고 꾀면서 수수료 명목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자금융 사기에 주로 이용되는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대포통장 대신 비트코인으로 돈을 빼내가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
올 들어 1~3월 접수된 비트코인 관련 사기 피해 사례는 20여 건, 피해 금액은 1억16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통장 매매 광고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아예 쓸 수 없도록 이용 중지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대포통장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 300만원 이상의 금액이 송금, 이체돼 현금으로 입금되면 현급자동입출금기에서 10분간 인출이 지연되는 ‘인출지연제도’도 대포통장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사기범들은 비트코인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손쉽게 편의점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고, 영수증(선불카드)에 기재된 핀번호만 있으면 해당 중개소에서 비트코인을 추가구매하거나 현금화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측은 "비트코인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가 아니고 자금세탁방지법상 금융거래정보의 대상도 아니므로, 자금세탁이나 불법거래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유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비자가 알아둬야 할 사항은 우선 금융회사는 대출시 소비자로부터 수수료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현금이나 비트코인 등을 요구하지 않으며,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이다.
또 비트코인 구매 후 받은 영수증에 기재된 20자리의 PIN번호는 곧바로 현금화하는데 사용되는 비밀번호에 해당되므로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대출권유 전화를 받는 경우에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인 '파인'에서 등록금융회사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비트코인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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