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실망시키지 않겠다."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 최순실 씨가 각종 인사에도 손을 뻗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천홍욱 관세청장이 최씨에게 ‘충성맹세’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씨가 장차관이나 해외 공관 대사, 공공기관, 민간은행 인사에도 개입한 의혹이 각종 재판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씨가 천홍욱 관세청장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25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천홍욱 관세청장이 임명된 지 사흘 만에 최순실 씨와 회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5월 23일 임명된 천홍욱 청장은 이 만남 자리에서 최씨에게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홍욱 청장은 채널A 취재진에 "최씨를 만난 적 있다"고 시인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민간인이 관세청장 되기 쉽지 않으니 열심히 하라"라는 취지의 최씨 발언에 천홍욱 청장이 "실망시키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조서에 적시된 내용으로, 2015년 3월 관세청 차장으로 퇴직한 천홍욱 청장이 1년 만에 관세청장으로 금의환향한 데 따른 대화 발언이다. 최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관세청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천홍욱 청장은 25일 “이(모) 과장이 누구를 소개 시켜주겠다고 해서 (최순실 씨를) 만났는데요. 업무 얘기는 전혀 없었어요"라고 해명했다.
천홍욱 관세청장은 지난 4월 ‘최순실 게이트’의 내부고발지인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관세청 매관매직 의혹’으로 구속되기 전 검찰에 소환돼 참고인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 조사 과정에서 관세청장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최씨가 영향력을 행사해줬다는 천홍욱 청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천홍욱 청장은 취임 직후 고영태 씨와 알고 지내는 관세청 이모 사무관의 주선으로 최씨를 만나 자신을 천거해 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지 검찰은 최씨가 금품 등 대가를 챙기지 않고 천홍욱 청장을 천거한 것만으로는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순실 씨는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유재경 전 미얀마 대사 등도 천거한 바 있다.
고영태 씨는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친한 선배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2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최씨가 시킨 일이라고 혐의를 부인해오고 있다.
천홍욱 청장은 관세청에서 28년 동안 근무하며 심사정책국장, 서울세관장, 관세청 차장 등을 두루 역임한 관세행정의 전문가다. 내부 승진자가 관세청장 자리에 오른 것은 2008년 성윤갑 전 청장 뒤로 8년여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임명 당시 화제를 모았다. 관세청장 자리는 그동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들이 맡아왔던 게 관행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는 26일 최순실 씨 은닉 재산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승희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열린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최순실 은닉재산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한 적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질문에 "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최순실 씨 은닉재산을 숨겨둔 400개 페이퍼 컴퍼니에 박정희 전 대통령 통치자금이 흘러온 갔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건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승희 후보자는 최순실 씨 은닉재산이 파악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관련 조치들을 하고 있다"고만 말해 즉답을 피했다.
역외 탈세에 대해서 한승희 후보자는 "앞서 뉴스타파에서 언론에 공개한 것보다 저희가 선제적으로 더 큰 용량 데이터를 파악해 조치했다"고 말했다. "역외탈세 문제는 국세청이 지금 핵심과제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한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는 "해외 재산 신고대상을 확대하고 페이퍼컴퍼니나 차명계좌에 대해 정보수집 등 국제공조를 강화해 엄정하게 세무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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