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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에 맥주캔 던진 장본인, 지금 뭐하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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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에 맥주캔 던진 장본인, 지금 뭐하나 봤더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8.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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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메이저리그(MLB) 경기 도중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맥주캔을 던진 관중의 근황이 알려졌다. 사건 직후 당시 다니고 있던 직장을 잃은 그는 지금까지도 힘든 삶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방송 CBC는 2일(한국시간) 해당 관중을 인터뷰한 장문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김현수는 10개월 전 경기 도중 아찔한 일을 겪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5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16 MLB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결정전 7회말 수비 도중 관중석에서 날아온 캔에 맞을뻔 했다. 공에 집중하느라 캔이 날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던 김현수는 캔이 땅에 떨어지고 나서야 깜짝 놀랐다. 조금만 더 김현수 쪽으로 날아갔더라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사건은 볼티모어 선수단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중견수 애덤 존스는 김현수 쪽으로 달려와 캔을 투척한 팬에 손가락질하며 강하게 항의했고, 벅 쇼월터 감독도 경기장에 나와 심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불만을 표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캐나다 기자였다. 토론토 경찰은 맥주캔이 던져진 방향을 역으로 추적해 찾은 용의자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캐나다 ‘포스트 미디어’ 현직 기자인 켄 파간(42)을 용의자로 검거했다.

파간의 삶은 ‘그날’ 이후로 완전히 바뀌었다. 인터넷에는 그를 조롱하는 글로 넘쳐났고, 기자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결국 파간은 집행유예와 10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받음과 동시에 다니던 직장도 잃었다. 더불어 1년간 모든 MLB 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포스트 미디어에서 나온 파간은 피자 배달원과 파트타임 정원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올해 3월부터는 공사현장의 재활용품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 김현수에게 맥주캔을 던진 파간. [사진=CBC 홈페이지 캡처]

파간은 CBC와 인터뷰에서 “내가 어리석었다. 그때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다”면서 “공이 잡히려는 순간 이성을 잃었다. 충동적으로 캔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당시 아주 흥분했고 술도 많이 마셨기 때문인 것 같다. 던지자마자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몰려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순간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죄를 저지른 파간은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그의 입장에선 사건이 그대로 묻히길 바랐겠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크게 이슈화됐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파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다행히 아무도 부상을 입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면서 “난 8살이었던 1983년 여름부터 야구팬이었다. 이건 굉장한 불명예다. (김현수와 볼티모어 구단에) 정말 미안하다. 다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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