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대국민 종합격투기 오디션인 XTM '주먹이 운다4 : 용쟁호투'가 종영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프로 파이터 고수들과 겨루는 지역예선인 '지옥의 3분'과 '팀별 3대3 대결', '결승 토너먼트' 등 다양한 미션을 거치며 10주 동안 방송된 '주먹이 운다4'는 김승연과 권민석의 결승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8일 밤 방영된 '주먹이 운다4' 파이널 무대에서 톱클래스 킥복서인 권민석을 극진공수도 정권지르기와 더티 복싱 테크닉으로 제압한 김승연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포진했고, 늦은 밤까지도 인터넷과 SNS에는 김승연과 '주먹이 운다4'에 대한 격투팬들의 시청 소감이 이어졌다.
‘주먹이 운다’는 벌써 네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XTM 방송사와 격투기 대회사인 로드FC의 동업자 정신이 낳은 훌륭한 콜라보레이션(협업)의 결과가 '주먹이 운다' 시리즈를 4년간 사랑받게 한 이유다.
이렇듯 '주먹이 운다4'는 종합격투기의 대중화에 대단한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체급 차로 인한 형평성 논쟁과 조직세계에 몸 담은 이들의 연이은 출연 논란 등 명암도 드러난 시즌이었다.
다행히도 김승연을 비롯해 권민석, 최종찬, 서동수, 최홍준 등 실력과 스타성을 고루 갖춘 참가자들이 만들어 낸 드라마틱한 승부로 인해 고비를 넘을 수 있었다.
스포츠Q에서는 '주먹이 운다4 : 용쟁호투' 종영을 맞이해 특집 기획 연재물을 선보인다. '주먹이 운다4'를 빛낸 스타 출연진의 릴레이 인터뷰, 프로그램의 공로와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 연재 순서
1. [인터뷰] 격투계의 슈퍼스타K, '주먹이 운다4' 우승자 '짐승남' 김승연
2. [인터뷰] '주먹이 운다4' 해설부터 로드FC 데뷔전까지. 김대환 MMA 해설위원
3. [인터뷰] '지옥의 3분 스파링'의 악마 고수 김지훈, 사실은 따뜻한 남자예요
[스포츠Q 박성환 기자] 지난 18일 밤 방송된 '주먹이 운다 4 : 용쟁호투' 결승 무대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된 김승연은 성장 잠재력과 스타성이 가득한 선수다. 자신의 SNS에 스스로를 '짐승연'이라고 써놓은 김승연은 케이지에서 짐승처럼 싸우는 모습과 달리 평소에 애교가 넘치는 남자다. 인터뷰를 요청하던 당시 "안녕하세용~~"하며 붙임성있게 아양을 떤 모습이 이채로웠다.
"어린 시절에는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건너편 학생이 계속 노려보면 망설임없이 달려가 맞붙었어요. 하지만 극진공수도와 종합격투기를 배우면 배울수록 인격 성장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정을 다스리게 되었고 겸손도 알게 되었죠. 세상에는 저보다 강한 남자들이 많잖아요. 예를 들면 제 소속팀인 싸비 MMA의 모든 선수들을 비롯해서 광희 형(이광희. 익스트림 컴뱃)이나 아솔이 형(권아솔. 팀 원/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처럼요."
권아솔과 이광희가 본인보다 얼마나 더 강한지를 묻자 김승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선 아솔이 형은 스파링 할 때 항상 제 옆에서 때려요. 정면을 마주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죠. 극진공수도는 안면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없기에 가드를 내리고 차분히 상대의 스텝을 관찰할 수 있어요. 특히 극진공수도는 현란한 스텝보다는 우직하게 걷는 스텝으로 다가가서 상대와 정면으로 마주본 후 난타전을 벌입니다. 그런데 아솔이 형은 스텝이 너무 빠르고 현란해요. 마치 무하마드 알리처럼요. 항상 저의 사각지대로 빠져나가서 때리니까 전 맞기만 하고 좀처럼 때리질 못하겠어요. 저의 베이스 무술인 극진공수도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만 MMA의 세계에 빨리 적응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또 광희 형은 힘이 무지막지하게 강해요. 흔히 광희 형을 타격가로만 알고 있는 팬들이 많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막상 붙어보니 그래플링이 상당히 세더라구요. 광희 형의 레슬링과 주짓수는 정말 장난 아니예요. 제가 먼저 상체 클린치를 잡았다가도 광희 형이 몸통에 힘을 꽉 주면 그립을 잡은 제 손바닥이 뜯어질 것처럼 팽팽해져요. '어, 내가 형을 넘길 수 있을까?'싶어서 다시 그립을 풀어버리죠."
전국 수천명의 지원자들을 제치고 우승한 김승연이지만 처음 참가하던 당시에는 우승을 확신하지 못했다. '키보도 10단'이라는 별명처럼 '디시 인사이드 격투기 갤러리' 게시판에서 키보드로 네티즌들과 입씨름하던 고등학생 김승연은 단지 인터넷의 키보드워리어로만 남기는 싫었다고 한다.
"'난 모니터 뒤에 숨어 말로만 떠드는 겁쟁이가 아니다. 실제로도 강한 남자가 될 거다'라는 결심을 늘 해왔어요. 극진공수도를 배운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심지어 해병대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시절에도 퇴근하면 극진공수도를 계속 수련했거든요. 하지만 처음 '주먹이 운다4' 참가 지원서를 보낼 때만 해도 내가 우승한다는 확신이 100%까지는 아니었어요."
이게 무슨 말일까. 다른 참가자들 모두를 '딜리트'(삭제)해버리겠다던 김승연도 사실은 불안했던 것일까.
"방송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이런 저런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었죠. 저보다 강한 남자는 세상에 많다는 걸 익히 알고 있으니까요. 우선 어떤 괴물 참가자들이 참가할지 예상할 수 없었기에 막연히 불안했어요. 물론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누구와 붙더라도 내가 지닌 기술을 다 펼칠 생각이었기에 창피하게 패배하진 않겠다는 각오였어요. 한편으로는 종합격투기 규칙과 크게 상관없는 미션으로 인해 탈락하진 않을까 걱정한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과거 시즌에 선보였던 참호 격투 미션을 통해 내가 탈락한다면 무척 속상할 것 같아요. 하하하(웃음)"
격투팬 시청자들은 김승연과 권민석의 결승전 무대를 기다려왔다. 타격가 대 타격가의 대결이기에 드라마같은 난타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김승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속전속결이었다.
"사실 민석이와 제가 같은 체급이었다면 제가 졌을지도 몰라요. 제가 민석이보다 타격 테크닉 면에서 더 뛰어나진 않거든요. 다만 제 피지컬이 더 우세했고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 바꾸는 전략을 세웠기에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은 있었죠. 만약 민석이가 저보다 더 크고 무거웠다면 제가 패배했을지도 모릅니다. 민석이는 정말 뛰어난 정신력을 지닌 격투가예요. 전 연장전까지 갈 각오를 하고 민석이를 상대했어요."
"그리고 제 펀치는 극진공수도 스타일입니다. 복싱과 달라요. 정권지르기의 손목 스냅을 살리는 펀치인데 민석이 얼굴에 정타로 들어갔고 뒷목을 끌어당기며 때리는 더티 복싱 전략도 잘 먹혔기에 생각보다 빨리 끝나기는 했어요. 하지만 제가 민석이처럼 작은 체격으로 '주먹이 운다4'에 참가했더라면 과연 체격이 큰 경쟁자들을 제치고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만큼 민석이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이 청년, 시종일관 겸손하다. 자신의 현재 실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낮출 줄 아는 예절을 지녔다. 그렇다면 극진공수도 1단에 자칭 키보드로 싸우는 무술, '키보도 10단'인 김승연은 본인의 MMA 실력을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을까.
"저는 MMA 파란 띠예요. 주짓수에서 파란 띠는 2년이 걸리고 태권도 파란 띠는 6개월 걸린다지만 극진공수도에서의 파란띠는 약 9개월 정도 걸려요. 극진공수도의 승급 기간으로 따진다면 저는 MMA 파란 띠입니다. 이제 입문한지 1년 반 정도 되었지만, 중간에 스파링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져서 4개월 이상 쉬었거든요."
김승연은 극진공수도를 베이스로 삼는 MMA 파이터다. 대부분의 MMA 파이터들이 복싱, 킥복싱을 타격 베이스로 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동양 무술인 극진공수도는 MMA에서 얼마나 큰 파괴력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복싱을 기초로 하는 종합격투기는 상대의 태클 방어에도 신경써야 하고 내가 차는 킥이 캐치되어 반격당할 것도 염려해야 해요. 때문에 서로의 거리가 먼 편입니다. 하지만 극진공수도는 서로의 주먹이 가슴에 닿는 가까운 거리에서 공방전을 벌여요. 복싱, 킥복싱보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선다고 보시면 돼요. 그러한 초근접 거리에서 로우킥과 하이킥을 찹니다."
"또 극진공수도를 수련하면 정권 단련은 필수예요. 많은 복서들과 MMA 파이터들이 시합 혹은 스파링 도중에 손등이나 정권 뼈가 깨지는 부상을 종종 입는데, 저는 어릴 때부터 맨주먹으로 샌드백은 물론이고 두꺼운 나무판을 두들기며 정권 단련을 해왔어요. 그래서 주먹 뼈의 밀도가 단단한 편입니다. 주먹 단련을 게을리하다 보면 저 스스로 불안해져요. 이러다 내 주먹 뼈가 약해지는 것 아닐까 하는... 그래서 생각 날 때마다 정권 단련을 하는 편입니다. 또 펀치를 내밀 때 복싱과는 좀 다른 극진공수도 스타일로 손목 스냅을 돌려요. 극진공수도에는 촌경이라는 원 인치 펀치가 있습니다. 발경의 한 방법인데요. 정말 파워가 셉니다. 아직 할 줄은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습득하고 싶어요." (*발경: 인체의 기를 이용해서 작은 움직임으로도 큰 힘을 단번에 방출하는 동양무술만의 타격법)
극진공수도를 포함해서 태극권, 소림권 등 동양무술에는 발경을 이용한 공격법이 발달되어 있다. 본 기자도 15년전 처음 언론사에 입사했을 당시에 태극권 마스터를 취재했다가 발경의 진수를 접한 적이 있다. 그 태극권사는 기자 어깨에 자신의 팔꿈치를 살짝 갖다대고 꿈틀거렸을 뿐이다. 그런데 기자는 3미터 이상 떠밀려 가다가 뒤로 넘어졌다. 2011년에는 모 스포츠신문 기자이자 탤런트 장혁의 사형이기도 한 절권도 교련(사범)으로부터 원인치 펀치의 막강한 파워를 체험하기도 했다.
촌경, 즉 발경의 힘만큼은 진짜다. 많은 네티즌들은 기를 이용한 펀치에 대해 "동영상 속 시연자들끼리 서로 짜고 넘어져주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지만 적어도 기자와 '주먹이 운다4' 우승자인 김승연 두 사람은 발경의 힘에 대해 충분히 겪어본 사람들이다. 인터뷰 자리는 어느 순간부터 간담회 형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발경의 힘만큼은 사실인데, 왜 복싱, 킥복싱 등 입식타격 무대에서 이를 증명하는 동양 무술가가 없는 걸까. 특히 MMA 무대에서 발경을 이용해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는 전통 무술가는 그 사례를 찾을 수 없다. 그에 대한 김승연의 생각은 어떨까.
"저는 촌경, 발경을 할 줄 모르지만 극진공수도를 가르쳐 준 관장님으로부터 맞아봤습니다. 발경의 힘은 진짜예요. 다만 그게 복싱의 원투 펀치처럼 수백번 연속으로 발사되는 게 아닙니다. 자세를 갖추고 약 1초 정도 힘과 정신을 집중시킨 뒤에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복싱과 MMA 선수들은 스텝을 이용해서 빠른 템포와 리듬으로 움직이잖아요. 숨가쁘게 뒤바뀌는 경기 흐름 속에서 자세 딱 잡고, 기를 모은 후에 촌경을 발사해서 데미지를 주는 건 좀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여건이 되면 나중에 극진공수도 관장님으로부터 꼭 촌경을 배워서 제가 MMA 사상 최초로 촌경을 발사하는 파이터가 되고 싶어요.(웃음) 레슬링 클린치로 상대를 케이지 벽에 몰아넣고서 촌경 한방 팍~! 밑에 깔린 클로즈가드 상황에서도 위에 선수 얼굴에다 원인치 펀치 팍~!(웃음) 아무튼 촌경, 발경의 위력만큼은 서로 짜고 하는 가짜 시범이 아닙니다."
김승연과의 인터뷰는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원에서 진행되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그를 알아본 팬들이 인사를 해왔다. 몇 주 사이에 갑자기 형성된 인기에 익숙해진 듯, 김승연은 예의바르게 인사하며 사진을 찍어줬다.
"제 팬들은 거의 남자예요. 그것도 90%가 중고등학생들요. 가끔 지금처럼 성인 여성들이 팬이라며 사진찍자고 조르기도 하네요. 싫진 않아요. 가끔 저를 무섭게 노려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아마 해병대 사병 출신들일 겁니다.(웃음)"
알려졌듯이 김승연은 해병대 부사관 출신이다. 그는 '주먹이 운다4' 방송 도중 자신보다 먼저 해병대에 들어가 병장 만기전역했던 한 참가자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입대 날짜가 자신보다 빠르더라도 통상적으로 부사관들은 사병들의 기수를 따르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던 것. 김승연은 이에 대해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
"사실 해병대는 사병 위주로 편성된 집단이에요. 그리고 부사관들보다 그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고생하는 게 사실이고요. 저와 해병대 기수 논란으로 대립했던 유강설 선수와의 신경전도 일종의 방송 컨셉이었습니다. 그 날의 미션이 자기 짝에게 일부러 도발한 뒤 링에 올라 서로의 악감정을 해소해보자는 취지였어요. 그래서 저는 "부사관으로서 사병 출신인 유강설에게 링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한해서 얼차려를 주겠다"는 의도로 말한 거였어요. 당연히 사회에서 만났더라면 또다른 관계를 맺었겠죠."
그렇다면 유강설 외에도 주짓수 퍼플벨트인 안태영, 킥복서 출신 권민석 등 다양한 참가자들과 겨룬 김승연이 가장 위협적으로 느낀 상대는 누구였을까.
"유일하게 저를 긴장시킨 상대가 있어요. 방송 초반에 겨뤘던 장대영 선수입니다. 제가 누구를 평가하긴 좀 그렇지만 순수하게 개인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가장 MMA 선수다운 기세가 느껴졌어요. 그의 복싱 실력이 무척 뛰어나서 하마트면 그 페이스에 휘말릴 뻔 했습니다. 펀치에 얼굴을 맞는 순간 머리가 띵해지면서 눈이 흐려지더라고요. 안면을 얻어맞으니 장대영 선수가 움직이는 게 잘 안보이더군요. 다행히 제가 빰 클린치(양 팔로 뒤통수를 붙잡는 것)로 단단히 묶어놓고 복부에 니킥 연타를 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어요."
"그러고 보면 전 아직 아마추어 레벨이 맞는 것 같아요. 저보다 신체 조건이 더 훌륭한 선수를 보면 부담되거든요. 힘이 세고 체격도 큰 선수, 맷집이 좋은 선수, 타격이 강한 선수는 아직까지는 부담됩니다. 주짓수를 내세우는 상대가 저와 상성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안태영 선수와의 일전이 그랬는데요, 타격에서 제가 앞선다는 생각에 한결 편안하게 대결에 임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안태영 선수는 방송에서 탈락한 뒤에 우리 팀(싸비 MMA) 주짓수 코치로 들어왔어요. 원래 소속은 팀 루츠인데 양 쪽에서 코치로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그로부터 그라운드 움직임에 대해 배울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여러 모로 김승연에게 올 해는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설전을 벌이던 네티즌이 이제 세상이 주목하는 파이터의 길로 들어섰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는 그에게 프로 데뷔전 무대를 마련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런 혜택을 선물한 정문홍 대표에 대해 김승연은 어떤 느낌을 지녔을까.
"한번은 부산으로 녹화하러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정 대표님이 소고기를 사주셨는데, 소탈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시더라고요. TV에서 보던 까칠한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요. 별로 '가오'를 잡지도 않으셨어요. 그전에는 눈 마주치면 웬지 혼내실 것 같은 엄한 아빠 느낌이었는데, 몇달 같이 지내다보니 섬세하게 뒷바라지 해주는 엄마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종일관 유쾌하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 김승연과의 인터뷰는 무척 즐거웠다. 분위기가 편하다 보니 인터뷰 형식에서 간담회로, 나중에는 격투기 문화에 대해 서로 수다떠는 모양새가 되었다. 시간은 빨리 흘렀고 그와 작별할 시간이 다가온다. 김승연의 목표가 궁금했다. 당연히 세계 최고 선수, 또는 로드FC 챔피언이라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저는 페더급 데뷔 매치에서 1라운드 K.O로 이기는 게 목표입니다. 사실 라이트급에서 뛸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제 신체조건을 살리지 못할 것 같아요. 페더급으로 내려가야 리치와 180cm 신장의 유리함을 약간이나마 살릴 수 있겠더라고요. 챔피언요? 시기상조입니다. 일단 데뷔전부터 이겨놔야 그 다음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세계 최고 선수요? 하하하. 너무 먼 얘기잖아요 아직은. 다만 약속할 수 있는 건 이기든 지든 K.O가 나올 거예요. 절대로 케이지 바깥만 돌며 아웃 파이팅을 한다거나 바닥에서 게비기(상대를 눕힌 채로 시간을 끄는 것)를 하진 않을 겁니다. 재미있는 난타전을 벌일 겁니다."
저 멀리서 팬들이 다가와 또 아는 척을 한다. 이번에는 부부다. "김승연 씨 너무 좋아해요!" 아내의 들뜬 목소리에 남편이 한마디 한다. "이 사람이 정말... 그런데 정말 남자답게 잘 생기셨어요! 같이 사진 좀 찍으면 안될까요?"
남성팬으로부터 남자답게 잘생겼다는 평가를 받은 김승연. 기자는 권아솔 선수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런 얘기를 듣지 않는지 물었다.
"아솔이 형하고 닮았다는 말 가끔 듣는데... 그런데 아솔이 형보다는 제가 좀 더 산뜻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하하하."
[SQ인터뷰] '주먹이 운다4' 해설부터 로드FC 데뷔전까지, 김대환 MMA 해설위원 도 함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