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입덕. 어떤 분야의 '덕후(몰두한 마니아)'가 됐다는 뜻이다. 주로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이를 최근 축구계에 대입하자면 ‘손흥민 보러 토트넘 경기 보다 해리 케인에 입덕했다’ 정도로 변환하면 되겠다.
해리 케인(24)이 세계 최고 골잡이라는 데 이견을 달 자, 누가 있으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전북 현대)는 지난달 K리그 시상식에서 “해리 케인을 꼭 만나보고 싶다”며 “벽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 골키퍼 휴고 요리스는 “나름 많은 스트라이커들과 지내봤는데 해리 케인은 격이 다른 최고의 선수다. 최고의 공격수”라며 “1년에 저렇게 많은 골을 퍼붓는 선수를 본 적이 있는가”라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해리 케인의 2017년, 얼마나 대단했나. 숫자로 돌아본다.
◆ 39 = 한 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넣은 골, 잉글랜드 레전드 앨런 시어러(은퇴, 당시 뉴캐슬)가 보유한 1995년 36골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 후반기 21골, 이번 시즌 전반기 18골이다.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향해 순항 중인 해리 케인이다. 2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3골 앞선 선두.
◆ 6 = 해리 케인은 2017년에만 무려 6차례 해트트릭(1경기 3골)을 달성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웨인 루니(에버턴),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년에 한 번했는데 케인은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2회 했다.
◆ 20/19 = 해리 케인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 시즌 화이트 하트 레인과 올 시즌 웸블리 스타디움 즉, 안방 2곳에서 20골을, 집 나가서 19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화이트 하트 신축 공사로 올 시즌 웸블리를 홈으로 쓴다.)
◆ 56 = 클럽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1년간 넣은 골.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의 54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폴란드)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우루과이)의 53골을 추월했다.
◆ 33/17/6 = 동물적인 감각이란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다. 해리 케인은 오른발로 33골, 왼발로 17골, 머리로 6골씩 각각 넣었다. 온몸이 무기다. 그를 막는 수비수들이 어찌 할 줄 몰라 하는 이유다.
◆ 97 = 테디 셰링엄이 토트넘에서 터뜨린 골 수. 해리 케인은 여태껏 96골을 넣었다. 구단 기록을 갈아치울 게 확실시 된다. 당장 새해 1월 3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새 역사를 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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