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임영빈 기자] 인종차별 발언을 두둔해 물의를 빚은 데이브 웰런(78·영국) 위건 애슬래틱 구단주가 끝내 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위건 구단주 웰런 회장에게 6개월 자격정지와 5만 파운드(8474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며 “그는 특정 대상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이는 인종, 국적, 종교 등을 차별하는 행위로 규정에 어긋난다”고 발표했다.
신임 감독 말키 맥케이(43·영국)를 지지하기 위해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웰런 회장은 지난해 11월 구단의 신임 감독으로 맥케이를 선임했다.
맥케이 감독은 2011년 카디프 시티의 지휘봉을 잡아 2012~2013 시즌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팀을 승격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3~2014 시즌 당시 전력보강 책임자였던 이언 무디와 나눈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김보경을 ‘칭크(Chink)''라고 표현했다. 칭크는 중국인을 가리키는 비속어다. 맥케이 감독은 이후에도 유대인. 흑인, 여성 등을 차별하는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결국2013~2014 시즌 구단주 빈센트 탄(63·말레이시아)과 불화설을 겪다 2013년 12월 27일부로 해임됐다.
웰런 회장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맥케이 감독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과 스폰서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2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맥케이 감독의 문자메시지는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며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칭크는 우리가 아시아인들을 부를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전혀 악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는 들끓었고 스폰서들도 업무 협약 관계를 철회했다.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웰런 회장은 지난해 12월 25일 스카이스포츠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중국인과 유대인들을 존중한다”며 “이번 일로 FA가 징계를 내린다면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인종차별에 대한 FA의 처벌 의지는 확고했다.
위건은 2005년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한 뒤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잇달아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2~2013 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됐고 이번 시즌에는 4승8무12패(승점 20)로 24개팀 중 23위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