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데이비드 베컴이 잉글랜드로 돌아온 걸까. 크로아티아전을 앞둔 잉글랜드 키에런 트리피어(28·토트넘 홋스퍼)의 활약이 집중 조명 받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 일전을 앞두고 잉글랜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끈 숨은 조력자 삼총사를 소개했다. 특히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 골키퍼 조던 픽포드와 함께 꼽힌 트리피어에 대해선 “크로스의 장인이었던 베컴이 다시 돌아왔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트리피어는 이번 월드컵에서 경기당 키패스 3.3회를 성공시키며 독일 메수트 외질(5.5회), 브라질 네이마르(4.6회) 등에 이어 7위에 랭크됐다. 준결승에 살아남은 팀 선수들만 가지고 얘기하면 경기당 4회의 키패스를 기록한 케빈 데 브라위너(벨기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트리피어는 잉글랜드에서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의 백업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그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잉글랜드에 이식시킨 3-5-2 시스템에서 주전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잡으며 조별리그는 물론 지난 8일 스웨덴과 8강전까지 맹활약했고 크로아티아와 준결승에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그는 팀에서 세트피스를 도맡으며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세 차례 월드컵 동안 잉글랜드의 킥을 전담했던 베컴을 연상시키는 활약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스포츠키다에 따르면 그는 조별리그를 마치고 “잉글랜드 포메이션은 내게 딱 맞다. 나는 가능한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전달하며 팀을 도울 것”이라며 토너먼트에 나서는 포부를 전했다.
이 매체는 “많은 이들이 트리피어를 과소평가할지라도 그가 만들어낸 키패스 수치는 오른발 킥을 바탕으로 세트피스를 전담했던 베컴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키패스(9회)를 성공시킨 선수였던 트리피어의 활약은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등 공격진의 다득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잉글랜드는 지금까지 5경기에서 11골을 넣으며 경기당 2골 이상의 득점을 해내고 있다.
특히 케인은 이번 대회 6골로 득점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다. 토트넘에서도 트리피어는 케인과 눈이 맞을 때마다 그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줬었고 러시아에서도 좋은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트리피어의 활약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잉글랜드는 오는 12일 오전 3시 크로아티아와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트리피어는 또 다시 좋은 경기력으로 ‘제2의 베컴’이라는 칭호를 완연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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