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부상과 건강 이상 등으로 선발 라인업을 7명이나 바꾼 탓일까. 오만전처럼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날카로운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저 2연승으로 사실상 8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리그 2차전에서 전반 36분 차두리의 질풍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받은 남태희가 정확한 헤딩으로 선제 결승골을 명중시켜 쿠웨이트를 1-0으로 꺾었다.

오만과 첫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승점 6을 기록하며 사실상 8강에 올랐다. 호주가 오만에 지지 않는다면 8강을 확정짓는다. 쿠웨이트는 2연패로 탈락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오후 6시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A조 1위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이청용이 오른쪽 정강이 뼈에 미세한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소속팀 복귀가 결정됐고 김창수 역시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손흥민 등 일부 선수들은 감기 증세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휴식을 지시받았다.

그 결과 선발라인업이 대부분 바뀌었다. 공격진은 얼굴이 모두 바뀌었다. 조영철이 섰던 원톱은 이근호가 나섰고 손흥민-구자철-이청용 라인은 김민우-이명주-남태희 조합으로 바뀌었다. 포백 라인 역시 2명이 새로 들어왔다.

중앙 수비에는 김주영 대신 김영권이 섰고 오른쪽 측면 수비에는 김창수의 부상으로 오만전 중간에 들어온 차두리가 섰다. 골키퍼도 김진현 대신 김승규가 장갑을 꼈다.

선수가 대폭 바뀐 탓인지 수비 조직력도 흔들렸고 공격다운 공격도 해보지 못했다. 전반 18분 경고를 받은 장현수는 전반 24분 공을 잘못 트래핑했다가 상대의 돌파를 당하면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 30분 들어서면서 조금씩 공격이 살아났다. 김민우의 스루패스를 받은 뒤 이근호에게 단독 돌파 기회가 났다. 이근호의 슛은 골키퍼의 손을 맞고 코너킥이 됐지만 한국의 첫번째 슛이 나왔다.

이어 전반 36분에는 차두리의 무서운 질풍 돌파로 골이 나왔다. 차두리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끊은 뒤 김민우에게 연결했고 곧바로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다. 김민우로부터 다시 공을 건네받은 차두리는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허문 뒤 크로스를 올렸고 남태희가 문전 쇄도하며 정확한 헤딩슛으로 쿠웨이트 골문을 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명주를 빼고 조영철을 투입한 가운데 쿠웨이트가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후반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후반 초반 15분 동안 쿠웨이트의 파상 공세에 수비 조직력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중반 공격적으로 나온 쿠웨이트의 뒷공간 수비를 공략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정확한 패스가 나오지 않아 기회로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29분 남태희가 로빙 패스를 올린 것을 이근호가 혼자 있는 상황에서 헤딩슛한 것이 후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김민우와 남태희를 빼고 이정협과 한국영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한국의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내내 거세게 몰아붙인 쿠웨이트의 공격을 한국 수비가 몸을 던져 막아내면서 힘겹게 승리를 챙겼다. 이겼고 '플랜B'를 가동한 경기였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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