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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허허실실', 호주보다 중국에 초점 맞춰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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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허허실실', 호주보다 중국에 초점 맞춰야 하는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5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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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8강전 상대 중국으로 정하는 것이 부담 덜해…토너먼트 총력전 위해 플랜B 재가동 필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 세계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는 당연한 진리다. 모든 선수들은 언제나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은 결승전을 이기는 팀이다. 결승까지 가기 위해 경기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과감한 결정도 필요하다. 현재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이미 8강행을 확정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7일 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리그 3차전에서 조 1위를 놓고 다툰다.

그런데 B조에서 중국이 1위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고 조 1위를 확정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오는 22일 브리즈번에서 벌어지는 8강전에서 만날 A조 2위팀을 기다리는 입장이 된 것.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도 무리할 필요없이 중국전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훨씬 토너먼트를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 파크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북한전서 주전 대거 제외할 중국과 맞붙으려면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포츠머스, 올림피크 리옹 등 명문 클럽을 지도했던 알랭 페랭(59) 감독이 중국을 이끌고 있다. 그는 AS 낭시에서 아르센 벵거(66) 아스널 감독을 보좌하며 코치 생활을 시작해 젊은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현재 중국 대표팀에는 유망주와 경험 많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느새 A매치 80경기를 넘긴 가오린(29)과 주장 정즈(35·이상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있는가 하면 아직 A매치 1경기 출장 기록밖에 없는 리앙(22·장수 세인티)같은 선수도 있다.

패랭 감독은 8강전 체력 안배를 위해 승패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북한과 최종전에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도 구태여 호주전에서 체력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대표팀도 쿠웨이트전에서 부진했던 '플랜B' 선수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 위하는 편이 낫다. 비주전들을 호주전에 기용하고 중국전부터 승부를 거는 편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8강전부터는 어차피 총력전이다. 주전들은 녹다운 토너먼트부터 뛰어도 된다. 반면 '플랜B' 선수들은 호주전을 뛰지 못하면 사실상 출전 기회가 없다. 아시안컵 우승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러시아 월드컵까지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플랜B'의 재가동이 필요하다.

◆ A매치 무패 중국? 정작 상대 압도하지 못했다

중국은 현재 6승 4무로 A매치 10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정작 상대를 완전하게 압도한 경기는 지난 3일 오만전뿐이었다. 10경기 가운데 2골 이상 이긴 것은 지난해 10월 태국전과 오만전까지 두 차례 뿐이었다.

파라과이를 상대로도 한 골을 내줘 2-1로 이겼고 심지어 일본이 아시안컵에서 4-0으로 대파한 팔레스타인과는 0-0으로 비겼다. A매치 무패 행진이 강팀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안컵에서도 정작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을 압도한 경기는 없었다. 중국은 사우디전에서 7개의 슛을 때렸지만 유효슛은 2개뿐이었다. 오히려 볼 점유율에서는 44-56 정도로 사우디에 뒤졌고 경기 내내 패스도 380개에 불과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514개의 패스로 늘었지만 볼 점유율에서는 50-50으로 압도하지 못했다.

◆ 기성용 버틴 허리, 중원 장악하면 중국전 쉽게 풀린다

중국은 아시안컵 두 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차례도 상대의 중원을 장악하지 못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포백이 아닌 스리백으로 나서면서 수비 강화에 주력했다.

이 점만 보더라도 한국의 승산은 오히려 호주전보다 중국전이 더 높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이 있어 탄탄한 허리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피드가 뛰어난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과 남태희(24·레퀴야)가 무한 스위칭을 통해 중국 수비를 뒤흔든다면 오히려 손쉽게 골을 넣을 수도 있다.

경계할 것은 역습이다. 중국은 지난 두 경기에서 수비에서 많은 숫자를 두고도 빠른 역습을 통해 위협적인 면모를 보였다. 노련한 정즈가 기성용처럼 공수 연결 역할을 해주고 최전방 가오린과 좌우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우레이(24·상하이 상강)와 위하이(28·구이저우 런허)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분명 경계대상이다.

그래도 호주보다는 중국이 더 쉬운 편이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사우디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면 호주전에서 힘을 빼지 말고 8강전부터 전력을 다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조 2위라고 해서 8강전부터 상대팀에 어드밴티지를 주고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호주전에서 구태여 무리할 것은 없다. 때로는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취임 이후 강조해온 '이기는 축구'를 위해서도.

▲ 기성용(앞)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 파크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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