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유벤투스가 AC밀란전을 앞두고 연일 시끄럽다. 모이스 킨(19)과 블레즈 마튀디(31)를 향한 칼리아리 칼초 팬들의 인종차별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럽전역에서 축구스타들이 축구계 인종차별을 지탄하며 우려를 표했다. 또 킨에게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한 유벤투스 동료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지탄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킨 인종차별 논란에 대한 기사가 5일(한국시간) 현재 영국 공영방송 BBC,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 이탈리아 축구전문 매체 칼치오메르카토까지 웹사이트 메인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이민자 가정 출신 흑인 킨은 지난 3일 스타디오 산텔리아에서 열린 칼리아리와 세리에A(이탈리아 1부리그)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칼리아리 홈팬들로부터 인종차별성 조롱을 당했다.
경기 내내 킨과 마튀디 등 흑인 선수들을 비하하는 의미의 원숭이 소리가 쏟아졌고, 킨은 후반 40분 득점한 뒤 칼리아리 관중들을 향해 양손을 뻗는 세리머니로 응수했다.
관중들의 몰지각한 행동만큼이나 킨의 동료 보누치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보누치는 경기 후 “킨은 그런 세리머니를 해서는 안 됐다. 50-50의 책임이 있다”고 했고, 많은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의 분노를 샀다. 보누치가 백인이기 때문에 나온, 우월의식에서 기인한 실언이라는 것.
가나 출신 이탈리아인으로 세리에A 인종차별 행태를 잘 알고 있는 마리오 발로텔리(마르세유)는 SNS를 통해 “킨, 보누치에게 내가 그곳에 없었다는 걸 다행으로 알라고 전해. 너를 옹호하는 대신 그런 형편없는 말을 한 것에 충격”이라며 보누치를 향한 분노를 나타냈다.
이는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도 마찬가지다. SNS에 보누치의 발언을 인용하고 “웃음만 나온다”며 박수 이모티콘으로 보누치를 비꼬았다. 지난달 몬테네그로에서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예선에서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성 폭언을 들었던 그는 영국축구계 인종차별 행태에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 인물이기도 하다.
대니 로즈(토트넘 홋스퍼) 역시 몬테네그로에서 같은 경험을 했고 킨 사건 이후 인종차별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부족한 현실에 좌절감을 나타냈다.
기니 출신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SNS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모든 행동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모두 동등하다”는 코멘트로 킨을 옹호했다.
코트디부아르 국적 야야 투레는 지난 2일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인종차별 문제에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 나는 벨기에와 러시아, 이탈리아 원정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인종차별을 당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뿐만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도 보누치에게 일침을 가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유벤투스와 프랑스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릴리앙 튀랑은 “보누치의 발언은 원숭이 소리만큼이나 폭력적”이라며 “모든 흑인들이 보누치 같은 사람들에게 맞설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보누치는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일본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욱일기 문신을 지녔다는 사실로 비판받는 선수다. 보누치 스스로는 소신 발언이었을지 모르나 유럽에서 축구를 하며 많은 상처를 받아온 축구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비난이 거세지자 보누치는 “표현이 성급했다. 분명한 오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유벤투스는 오는 7일 오전 1시 AC밀란과 세리에A 31라운드에서 격돌한다. 보누치-킨 사태를 딛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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