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최정(32·SK 와이번스) 기습번트, 노시환(19·한화 이글스) 포수 마스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가 치열한 중위권 싸움으로 뜨거운 가운데 6일 경기에서 신기한 장면을 연출해 시선을 끌었다.
최정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2회와 8회 안타를 날렸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마음고생했던 그가 살아날 기미를 보인 것이다.
9회말 무사 1,2루 타석은 압권이었다. 최정은 삼성 마무리 우규민을 상대로 기습번트를 대는 재치를 발휘했다. 삼성 내야로선 대처가 불가능한 당황스런 상황이었다.
무사 만루에서 최정의 수원 유신고 동기 배영섭의 희생플라이로 SK가 2-1 승리를 거둠에 따라 최정의 번트 내야안타는 더욱 빛이 났다.
부산 사직구장에선 고졸신인 노시환이 포수로 변신,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한화의 스타팅 포수는 지성준, 6회말 최재훈이 교체로 투입됐다. 그런데 첫 타자 롯데 오윤석이 때린 타구가 최재훈의 목을 강타하는 바람에 노시환이 급히 마스크를 써야 했다.
5번타자 3루수로 나섰던 노시환은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을 감수해야 했다. 경남고 출신인 그는 고향에서 불가피하게 색다른 경험을 하고 말았다.
물론 노시환이 공을 받은 3이닝 동안 일은 터졌다. 한화 마운드는 폭투 3개를 기록했고 결국 채태인에게 적시타를 맞고 7-9로 졌다.
하지만 노시환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참 빠지는 공을 프레이밍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보려는 노력이 가상했다. 본업인 타격에선 5회와 7회 각각 안타를 기록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거포의 기습번트,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형신인의 안방마님 외도. 프로야구를 재밌게 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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