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 인종차별’이 화제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축구계 인종차별에 일침을 가했다.
8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는 양 팀 대표선수로 손흥민과 라힘 스털링이 참석했다.
영국 축구가 인종차별 이슈로 시끄러운 가운데 양 팀의 대표 선수로 백인이 아닌 아시아인 손흥민과 흑인 스털링이 나서자 기자들은 인종차별에 관한 질문들을 던졌고, 손흥민은 인종차별에 대한 생각을 의연히 꺼내놓았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인종차별에 대해 몇 차례 이야기한 바 있다. 나도 잉글랜드에서 몇 번 겪었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사람으로서 축구를 할 뿐 어떤 나라에서 왔는지는 중요치 않다”고 했다.
스털링 역시 손흥민과 맥락을 같이 했다. “자라오면서 어머니께선 항상 내게 멋진 아이라고 말했고,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나에겐 (그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나는 흑인이고 행복하다.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축구계 전역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뜨겁다.
손흥민의 발언은 토트넘과도 관련이 있다. 손흥민의 팀 동료 대니 로즈는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몬테네그로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고 인종차별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부족한 축구계의 현실에 좌절감을 나타냈다.
지난 3일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칼리아리 칼초 경기에서 흑인 공격수 모이스 킨이 경기 내내 인종차별성 조롱을 당했다. 킨이 결승골을 넣은 뒤 도발적인 세리머니로 야유를 퍼부었던 칼리아리 팬들에게 응수했던 사건이 화제가 됐다.
이에 유벤투스 동료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SNS를 통해 “킨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의견을 냈고,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리오 발로텔리(마르세유) 등 흑인 선수들과 다수 매체로부터 지탄받았다.
스털링도 SNS에 보누치의 발언을 인용하고 “웃음만 나온다”며 박수 이모티콘으로 보누치를 비꼬기도 했다.
손흥민의 인종차별에 대한 일침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손흥민 역시 영국에서 축구를 하며 수차례 인종차별에 시달려왔을 터다. 유럽축구를 대표하는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에 영국 팀을 대표하는 얼굴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놓은 소신발언은 손흥민에게도 인종차별이 남의 일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동시에 그가 유럽에서 뛰는 동양인을 대표해 축구계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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