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오청성, JSA 건넌 사연은?'
오청성 전 북한군 병사가 미국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귀순 과정을 공개했다. 오청성 씨는 당일 오전까지도 귀순은 자신의 선택지에 없었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오청성 씨는 15일(현지시간) 미국 NBC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는 미국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다.
"그날 아침만 해도 남쪽으로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건 오후 3시 15분이었다. 상황이 긴박했다. 남쪽으로 운전을 하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오청성 씨는 2017년 11월 13일 당시 JSA에서 군용 지프를 타고 군사분계선으로 돌진하다 배수로에 빠지자 차에서 내려 남쪽으로 도주했다.
오청성 씨는 군사분계선(MDL) 남측으로 50m 떨어진 지점에서 총격을 받고 쓰러져 있는 상태로 우리 군에 의해 구조됐다.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5∼6 군데 총상을 입었지만 오청성 씨는 동료들을 탓하지 않았다.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나도 총을 쐈을 거다. 이건 우정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을 이해한다. 만약 내가 잡혔다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총살당했을 것이다."
이후 그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수술을 거쳐 회복했다. 2017년 11월 22일 수술을 마친 이국종 교수는 오청성 씨의 외모를 언급해 대중의 시선을 집중했다.
"과묵하지만 듬직하고 좋은 청년이다. 연예인 현빈을 닮았다."
당시 오청성은 만 24세의 운전병이었다. 오청성 씨가 깨어나고 인기가 높은 케이팝 세 곡을 들려줬다. 눈 뜨자마자 그가 남한 노래가 듣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오청성 씨가 들은 건 소녀시대 '지(Gee)' 원곡과 다른 버전들이었다. 김국종 교수에 따르면 오청성 씨는 걸그룹을 무척 좋아하며 소녀시대 '지(Gee)' 원곡에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청성의 수술은 귀순 당일이었던 13일에 1차, 15일에 2차까지 진행됐다. 18일에는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발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
하지만 총알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 의료진은 내장에서 기생충 다수를 발견했고, 수술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가장 큰 기생충은 27cm에 달했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그는 완전히 회복했다. 하지만 회복 이후에도 우리군은 귀순한 병사 오청성 씨에 대한 정보는 한동안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오청성 씨에 대한 정보가 서서히 공개됐다. 오씨는 비교적 즉흥적인 성격으로,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에는 오씨가 소주 7~8병을 마신 뒤 음주운전으로 귀순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