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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볼링 다관왕 제조기' 박종우, 걱정과 야망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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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볼링 다관왕 제조기' 박종우, 걱정과 야망 사이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5.02.2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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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체육상 최우수상 수상 "비인기종목 활성화 위해 지원 절실…3년 뒤 세계 최고 미국무대 도전"

[스포츠Q 임영빈 기자] "제가 지난해부터 국제대회에서 딴 금메달이 9개입니다. 하지만 박승희, 손연재 선수와 나란히 앉아있을 때 민망했습니다."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61회 대한체육회 체육회 시상식에서 경기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박종우(24·광양시청)의 소감은 뜻밖이었다. 지난해 한국 체육을 빛내고 국위를 선양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영예를 누렸음에도 그는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았다.

한국 볼링을 대표하는 신예 스타 박종우.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마스터스, 5인조, 개인종합을 석권해 3관왕에 올랐다. 3인조 동메달도 보탰다. 지난해 12월 UAE 세계남자선수권대회에서는 2관왕을 차지했다. 광양시청 동료 최복음과 짝을 이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따낸 세계선수권 2인조 금메달과 5인조 우승에 동메달 2개를 추가했다.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과 2인조, 3인조와 5인조를 제패하며 4관왕에 올랐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종우가 23일 제61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경기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본인도, 동료들도 예상하지 못한 최우수상 수상

박종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체조요정' 손연재(21·연세대)와 나란히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영예를 안았음에도 그는 "상을 타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볼링이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이라 나보다 더 유명한 선수가 상을 받으리라고 생각했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의 수상 소식에 누구보다 함께 훈련해온 동료들의 축하가 뒤따랐다. 박종우는 "함께 고생한 동료들도 축하해줬다. 다들 볼링선수가 최우수상을 받는다는 소식에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박종우 이전에 대한체육회 체육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볼링 선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4관왕을 달성한 황선옥이 있었다. 4년 만에 박종우가 그 뒤를 이으며 한국 볼링의 명예를 높인 것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여자 볼링 스타 이나영(29·대전광역시청)이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손에 넣으며 대회 4관왕에 올랐다.

박종우는 "이나영 선수가 오히려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최우수상 수상자격이 충분한데 내가 대신 받아 한편으로 아쉽다"고 동료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 비인기종목 선수가 체감하는 한계

이날 체육대상 수상자인 빙상 박승희(23·화성시청)와 손연재가 함께 참석했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그는 "민망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볼링은 비활성화 종목으로 분류된다. 박승희와 손연재가 각각 빙상과 리듬체조를 대표하는 스타선수로 자리매김했듯이 박종우도 볼링을 대표하는 스타를 꿈꿨다.

그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인터뷰를 했지만 나중에 소개된 것은 내가 사용한 하드볼이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스타 선수를 꿈꾸고 그로 인해 볼링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의 바람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아직 볼링은 비인기 종목”이라며 "볼링의 인기가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스폰서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국 진출 도전, 박종우가 생각하는 전환점

지난해부터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종우는 일찌감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규정(편집자 주: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예술·체육요원 편입돼 2년 10개월 의무종사가 필요함)에 따라 2018년이 되면 해외진출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이후 미국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계기로 한국보다 더 넓은 볼링 저변을 꼽았다. 그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했을 때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볼링 경기가 중계되는 모습을 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계가 잘 안 나가고 방송 편성도 잘 안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콘텐츠의 위력을 몸소 실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박종우는 "유튜브를 통해 미국 볼링 영상도 많이 봤고 내가 나온 영상도 봤다. 그것을 본 순간 미국 무대 도전을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박종우는 "미국은 세계 최고 무대다. 만약 잘 이뤄진다면 향후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향후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한국 볼링 에이스가 된 박종우는 의무종사기간이 끝난 뒤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에서 자신의 성공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다른 종목의 수많은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하듯 박종우 역시 비인기 종목인 볼링을 대표해 쟁쟁한 강호들과 겨뤄보고 싶다는 것이다. 벌써 그의 눈은 세계로 향해 있다.

sqplane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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