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프로야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삼성을 포함한 9개팀 감독과 선수들이 유쾌한 '썰전과 디스'의 향연을 펼쳤다.
삼성, 두산, LG, 넥센, 롯데, SK, NC, KIA, 한화 등 9개팀 감독과 선수들은 24일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 참석해 저마다 출사표를 밝혔다.
3년째 대학 캠퍼스에서 개막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 행사를 갖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행사를 처음으로 여자대학교에서 개최해 수많은 여성팬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모인 감독들은 우승팀을 꼽기 힘들다면서도 다크호스로 NC를 꼽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력이 평준화돼 누가 우승할지 모르겠지만 다크호스는 NC"라고 밝혔고 김기태 LG 감독도 "다크호스는 NC와 한화"라고 답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우승팀을 예상하기 힘들지만 삼성이 유리해보인다. 다크호스는 NC가 될 것 같다"고 입장을 같이 했다.
다크호스로 지목된 김경문 NC 감독도 "우리를 꼽아줘서 고맙다. 사실 모든 팀이 다 우승후보 아니냐"며 "NC가 다크호스인 것 맞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입담 대결도 눈에 띄었다.
장원삼(삼성)은 "3년 연속 통합 우승한 팀에게 올해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당연히 4연패라고 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자신감을 보였고 홍성흔(두산)은 "지난해에 한 경기 때문에 우승하지 못해 팬들이 많이 아쉬워했을텐데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 팬들이 똘똘 뭉쳐 있다. 선수들이 유출됐다고 하는데 우리는 감독님만 믿는다"고 신임 송일수 감독에 대한 강한 신롸감을 드러냈다.
또 이택근(넥센)은 "선수 이탈도 없고 누출도 없으니 한층 업그레이드된 넥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4강에 들었기 때문에 더 큰 목표가 생겼다"는 각오를 밝혔고 송승준(롯데)은 "말 많이 안하겠다. 인생 뭐 있나, 그냥 들이대자는 부산 말이 있다. 결과로 말하겠다"고 부산 사나이다운 '굵고 짧은' 답변을 하기도 했다.
손아섭(롯데)이 "지난해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쉬었다. TV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자 김광현(SK)은 얼른 "가을 야구를 처음으로 쉬었다고 하는데 나는 입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쉬었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맞붙는 감독들의 '선전포고'도 빼놓을 수 없었다.
잠실에서 LG를 상대하는 송일수 두산 감독이 "개막전 선발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내겠다"고 말하자 김기태 LG 감독도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개막전 선발로 김선우를 내겠다"고 화답했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선수다.
또 김시진 롯데 감독이 개막전 선발을 비밀에 부치자 김응룡 한화 감독도 "개막전 선발을 오늘 밝히지 않겠다"고 말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팬들과 소통 시간도 이어졌다.
한 여대생이 자신의 동생이 중학교에서 야구를 하는데 조언을 구하자 김응룡 한화 감독은 "공부가 제일 중요하다. 수업은 꼭 받아야 한다. 그래야 야구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짓게 했다. 선동열 KIA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도 "야구를 좋아하고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광현은 손아섭과 박용택(LG)을 제치고 이화여대생들이 뽑은 최고의 인기 선수로 뽑히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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