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골 4도움,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인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이강인(17·발렌시아)은 대회 골든볼(MVP)를 수상하며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이강인에 의존한 ‘원맨팀’보단 모두가 제 몫을 해주는 ‘원팀’에 가까웠다. 정정용(50) 감독을 비롯해 공오균(45), 김대환(43), 오성환(37) 코치는 제 역할을 해준 선수단을 칭찬하며 공을 돌렸다.
19일 청와대 만찬과 공식 행사를 치른 대표팀은 2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을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쳤다.
이미 수많은 언론사 인터뷰를 가졌고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아직 못다한 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코칭스태프는 홀로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강인에 비해 다소 주목도가 떨어지는 이들을 조명하려 애썼다.
코치진 각자가 생각하는 마음속의 골든볼을 뽑아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정 감독은 주저 없이 주장 황태현(20·안산 그리너스)을 택했다.
정 감독은 “2년 반을 같이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태현이가 성실히 하며 (팀내) 톱클래스에 올라섰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경기에 출전시키지 못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면서 “끝나는 시점에서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자기 몫을 잘 했다”고 치켜세웠다.
무엇보다 강조한 ‘원팀’ 정신을 끌어올린 공을 높게 샀다. “이를 ‘팀 묶기’라고 하는데, 주장 역할이 중요하다. 태현이는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 팀원을 이끌었다”며 “현장에 나가보면 그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라는 느낌 드는 선수들이 있다. 다만 그들이 대표선수 된다는 보장은 없는데 황태현은 이를 모두 갖춘 선수다. 성격상 그런 얘기를 잘 못하는데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100% 자기 역할을 해냈다”고 말했다.
골키퍼 부문을 담당하는 김대환 코치의 ‘픽’은 당연히 ‘빛’ 이광연(20·강원FC)이었다. “폴란드에 가기 전엔 광연이가 말을 잘 들었는데 경기를 거듭하며 거리감이 생기더라”며 “나중엔 저보다 위에 올라가 있었다. 결승전날 골키퍼도 골든볼을 받을 수 있는지 검색해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공오균 코치의 선택도 주목을 끌었다. 그는 결승전에 첫 출전한 이규혁을 꼽으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나머지 훈련조를 특공대라 부르는데 규혁이는 이 중에서도 특공대장이었다”며 “대장이 팀원을 잘 이끌어 대표팀 플레이가 잘 될 수 있었다”고 숨은 공로를 조명했다.
오성환 피지컬 트레이너는 쉽게 1명을 택하지 못하고 박태준(20·성남FC)과 고재현(20·대구FC)을 모두 골랐다. 그는 “두 선수는 대회 기간 중 많은 출전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간절히 준비했다”며 “항상 피지컬적으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옆에서 봤을 때 훌륭한 선수고 몸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강인에 대한 칭찬도 빠질 수 없었다. 공오균 코치는 “모든 선수가 잘했다”면서도 “생각보다 더 잘해준 건 (이)강인이다. 과거에 봤을 땐 쿠보 타케후사(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가 더 잘한다고 느꼈는데 눈으로 보고 쿠보보다 더 뛰어나고 장점이 훨씬 많다고 느꼈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성환 코치도 “대회 전 목표는 현재 상태보다 훨씬 뛰어난 컨디션과 체력으로 대회에 나서는 것이었는데 40일 정도 훈련하며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며 “모든 선수가 뛰어났지만 훈련을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지구력은 정호진, 최준, 엄원상, 이상준이었고 근력은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걸 봤을 때 오세훈이 뛰어났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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